[단독]국제스케이트장 지정 원점 재검토…지자체는 '난색'

문체부 "이전부지 선정 방식 다시 논의"
자체 후보지 선정 또는 기존처럼 재공모
기존 공모 절차는 사실상 '무효화' 수순
김포시, 양주시 등 경쟁 지자체들 '난색'

김포골드라인 역사에 설치된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홍보물. 박창주 기자

국제스케이트장 공모가 1년 넘게 중단된 가운데, 정부 측이 기존 절차를 사실상 백지화하고 '원점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 공모 여부 등 '원점 재검토' 방침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존 대한체육회에서 추진한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이전 공모를 전면 중단한 상태에서 새로운 대체부지 선정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태릉 등 조선 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따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철거 원칙은 변함없지만, 시설 이전 방식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계획을 세우겠다는 취지다.

기존 공모 절차는 신청 접수만 이뤄졌고, 관련 심사 등 후속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원점 재검토를 거쳐 부지선정의 세부 기준과 방식 등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김병수 김포시장이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박창주 기자

공모 없이 자체적으로 후보지역을 선정하거나, 기존처럼 다시 공모를 거쳐 심사하는 방식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년 중 이전 방안을 최종 확정하겠다는 구상이다.

2년여 전 대한체육회의 국제스케이트장 대체부지 공모 때 경기 김포·동두천·양주시, 인천 서구, 강원 철원군과 원주·춘천시 등 7개 지자체가 뛰어든 유치전은 사실상 무효화된 셈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애초 유네스코에서 요청했던 기존 시설(국제스케이트장) 이전 필요성에는 여전히 동의한다"면서도 "중단된 공모 절차가 아닌, 원점에서부터 이전 방식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진 않았고, 차차 계획들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대한체육회와도 적극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보·용역에 땅까지 마련…공모 무산 납득 불가"

이에 대해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 열을 올려온 지자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동안의 예산 투입과 노력이 물거품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간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전에 나선 지자체들은 홍보 행사 및 기자회견 개최, 온·오프라인 캠페인 등으로 많게는 수억 원씩 예산을 써 왔다.

양주시의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결의대회. 양주시 제공

김포시 관계자는 "공모 절차가 중단된 채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홍보도 많이 했고 용역비도 투입한 데다 빙상장 건립 용도로 묶어 용지까지 확보해 뒀는데, 기존 공모가 취소되는 건 납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양주시 관계자도 "행정력을 가동해 공을 들였는데 1년 넘게 공식적으로 설명을 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며 "공모 사업이 이처럼 신뢰감 없이 이뤄지는 건 큰 문제"라고 했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8월 이사회를 열어 태릉선수촌 종합정비계획 및 유산영향평가 등의 용역이 완료될 때까지 국제스케이트장 부지 공모를 잠정 연기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문체부는 부지선정위원회의 동의도 없이 대한체육회 이사회 의결만으로 공모사업을 중단한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국제스케이트장 이전 사업을 직접 주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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