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비영리 인권단체 '페어스퀘어'(FairSquare)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국제축구연맹(FIFA) 평화상'을 수여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며 FIFA 윤리위원회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0일(한국시간) "페어스퀘어가 제출한 항의 서한을 확인한 결과, 인판티노 회장이 FIFA의 정치적 중립 규정을 네 차례 어겼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6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설된 FIFA 평화상을 직접 전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평화와 단합을 위해 보여준 노력과 행동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평화상은 처음부터 제정 배경과 절차가 불투명해 논란이 컸다. FIFA 내부에서도 "언론 보도로 처음 알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인판티노 회장이 미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온 점, 과거 행사에서 "우리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 등이 평화상 제정 과정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다는 의심을 키웠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초대 수상자로 선정되자 페어스퀘어는 "현직 정치인에게 이런 상을 주는 것은 FIFA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회장이 법적 근거 없이 단독으로 상을 만든 것이라면 이는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BBC도 "FIFA 윤리강령은 중립성 위반 시 최대 2년 활동 정지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 사안이 실제 조사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며 FIFA 윤리위원회의 독립성 문제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