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한' 도자 캣 19금 공연, 마이크 먹방 등 파격 퍼포먼스 가득[노컷 리뷰]

팝 스타 도자 캣이 13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에서 첫 내한 공연 '마 비'를 열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호주 퍼스 공연 모습.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세이 소'(Say So)와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의 그 '도자 캣'(Doja Cat)이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한다고 했을 때 궁금하고 반가웠다. 몇몇 유명한 음원을 듣는 정도의 청자여서, 당시 예고 기사를 쓸 때 제공된 사진에 조금 당황했다. 상당한 노출이 동반됐기 때문이다. 그때를 되짚어 보니, 도자 캣 공연을 보고 난 감정의 예고편이었던 것 같다.

도자 캣의 첫 내한 공연이자 새 월드 투어 '마 비'(Ma Vie)가 13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에서 열렸다. 19세 미만 관람 금지, 즉 미성년자 관람 불가 등급을 내건 '마 비'는 의상도, 퍼포먼스도, 아티스트가 분출하는 에너지도 '고수위'였다. '도자'를 연호하는 관객 앞에, 도자 캣은 저녁 8시 3분 모습을 드러냈다. 카메라는 무대 위에 오르는 그의 뒷모습을 보여줄 때부터 엉덩이를 가까이 잡았다.

이날 도자 캣은 단벌 의상으로 공연을 진행했다. 엉덩이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수영복 같은 의상에 화려한 비즈로 된 액세서리를 허리에 감았고, 볼드한 목걸이를 착용했다. 의상과 모자, 킬힐, 망사 스타킹과 입술 색까지 검은색이어서인지 초록색 단발머리가 더 눈에 띄었다.

도자 캣은 첫 곡'카즈'를 비롯해 지난 9월 낸 최신 앨범 '비'의 수록곡 다수 무대를 선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열린 뉴질랜드 공연 모습.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첫 곡 '카즈'(Cards)에서부터 도자 캣은 마이크 스탠드를 다리 사이에 끼우거나 허리를 돌리는 퍼포먼스로 환호를 끌어냈다. 보통 라이브 밴드가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및 신시사이저로 구성된다면, 도자 캣의 밴드에는 색소폰을 비롯해 금관 악기를 다루는 연주자들이 있다는 점이 색달랐다. 코러스도 곡을 풍성하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앉아서 시작한 다음 노래는 히트곡이자 대표곡인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였다.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곡인 만큼 팬들의 떼창 소리가 좌석 맨 끝 열까지도 잘 전달됐다. 노래든 랩이든 두루 해내는 올라운더 도자 캣의 빠른 래핑이 발군인 노래 '겟 인투 잇'(Get Into It)이 세 번째 곡이었다. '벅'(BUCK) '트럭'(TRUCK) '퍽'(F*CK) 등 라임을 살린 가사, '벅'을 세게 발음해 '퍽'처럼 들리게 하는 가창이 인상적이었다.

'고저스'(Gorgeous) 무대에선 트레이드마크가 된 속삭이는 듯한 부드러운 음색이 잘 드러났다. 춤을 추며 관능미를 강조한 이전 곡과 비교했을 때 그나마 얌전하고 차분한 곡이라고 생각했으나 카메라는 어김없이 엉덩이를 자주 비췄고 허벅지를 쓰다듬는 동작도 있었다. "핸즈 업!"이라고 외치는 도자 캣을 향해 관객들은 손을 번쩍 들어 화답했다.

지난달 29일 호주 브리즈번 공연 모습.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네 곡의 무대를 선보인 도자 캣은 내 밴드와 댄스가 어땠냐고 묻고는, 익살스럽게 '댄스'를 반복하며 다음 곡 '테이크 미 댄싱'(Take Me Dancing)을 예고했다. 금관 악기 연주로 한층 더 흥겨워진 곡을 노래하며 도자 캣은 매끄러운 웨이브는 물론 엉덩이를 살짝 치는 안무로 시선을 끌었다.

공연 말미 "제 밴드를 향해 소리 질러 주세요!"라고 요청했을 만큼, 밴드의 라이브 연주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우먼'(Woman)에서는 드럼 소리가 유독 잘 들렸고, '액츠 오브 서비스'(Acts of Service)에서는 신시사이저 독주가 하이라이트였다.

19금 공연을 표방한 도자 캣의 섹스 어필은 파격적이었다. 지금까지 본 모든 공연을 통틀어 아티스트의 특정 신체 부위(엉덩이)를 이렇게 자주 마주한 건 이번 '마 비'가 유일했다. 허리를 돌리고 골반을 튕기고, 앉았다가 일어나거나, 앉아서 다리를 벌리고, 다리를 끄는 것처럼 전진하는 등 바삐 움직인 도자 캣은 무대에 드러눕기도 서슴지 않았다.

도자 캣은 투어 도시마다 매번 다른 의상 한 벌로 전체 공연을 끌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호주 멜버른 공연 모습.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쥬시'(Juicy)에는 10초 가까이 엉덩이를 흔드는 부분이 있었고, 허리를 돌리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포즈로 곡을 마쳤다. '니드 투 노우'(Need to know)에선 앉아서 다리를 벌린 도자 캣의 엉덩이가 집중적으로 화면에 담겼고, 곡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웻 버자이너'(Wet Vagina)의 퍼포먼스도 상당히 선정적이었다.

마치 묘기를 부르듯이 고음을 소화한 '올 마인'(All Mine), 냅다 비명을 지르는 구간이 있는 '에인트 싯'(Ain't Shit), 눈물을 훔치는 듯한 표정 연기가 일품이었던 '아고라 힐스'(Agora Hills), 코러스 2인과 합을 맞춰 마치 3인조 그룹처럼 무대를 꾸민 '페인트 더 타운 레드'(Paint the Town Red) 등에서는 도자 캣이 얼마나 '끼쟁이'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연 후반부에는 초록색 줄 마이크를 가지고 과감한 퍼포먼스를 이어 갔다. 줄을 손으로 감거나 입에 무는가 하면, 마이크를 먹는 듯한 이른바 '마이크 먹방' 퍼포먼스로 웃음을 줬다. '실리! 펀!'(Silly! Fun!)에서는 비눗방울이, '웻 버자이너'에서는 불기둥이, '데몬스'(Demons)에서는 번쩍이며 빛나다가 흩어지는 폭죽 효과가 등장해 볼거리를 더했다.

이달 2일 열린 시드니 공연에서 도자 캣이 줄 마이크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세트 리스트에서 가장 신나는 노래는 '보스 비치'(Boss Bitch)였다. 도자 캣 역시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점프했다. 바로 다음 곡 '스트레인저'(Stranger)에서는 객석에서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는 이벤트를 해 장관을 이뤘다.

공전의 히트곡 '세이 소'는 마지막에서 두 번째에 나왔다. 메가 히트곡인 만큼 떼창이 계속됐다. 마지막 곡은 지난 9월 발표한 정규 5집 '비'(Vie)의 수록곡 '젤러스 타입'(Jealous Type)이었다. 멘트도 거의 하지 않고 쉴 새 없이 달려온 도자 캣은 "땡큐 코리아!"라며 장미꽃을 나눠주는 것으로 1시간 40여 분의 공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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