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콤비' 신유빈(대한항공)과 임종훈(한국거래소)이 올해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시리즈를 총결산하는 왕중왕전에서 만리장성을 무너뜨리고 정상에 등극했다. 한국 선수 파이널스 출전 사상 처음 정상이다.
신유빈은 13일 홍콩에서 열린 WTT 파이널스 홍콩 2025 혼합복식 결승에서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임종훈·신유빈의 우승은 최강 중국 조를 넘어선 것은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낸 쾌거여서 의미를 더한다.
결승에서 남녀 단식 세계랭킹 1위가 호흡을 맞춘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는 임종훈·신유빈 조에는 넘어서기 어려운 '천적'이었다. 작년 파리 올림픽 준결승에서 임종훈·신유빈은 왕추친·쑨잉사에 2-4로 졌다. 3·4위 전으로 밀린 임종훈·신유빈 조는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를 4-0으로 꺾고 동메달을 따냈다. 왕추친-쑨잉사 조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5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도 불운이 이어졌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준결승에서 왕추친·쑨잉사 조에 0-3으로 완패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왕추친-쑨잉사 조는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해 세계선수권까지 임종훈·신유빈 조는 왕추친·쑨잉사 조에 6전 전패의 절대적 열세에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신유빈이 지난 8일 중국 청두에서 끝난 혼성단체 월드컵 때 조별리그 2경기만 치르고 무릎 인대를 다첬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신유빈은 혼합복식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마침내 왕추친·쑨잉사 조를 넘어서며 혼복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달 30일 결혼한 임종훈은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신혼여행도 미뤘다. 최고 무대인 파이널스에선 신유빈과 혼합복식 금메달을 합작하면서 최고의 결혼 선물을 받은 셈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