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수가 10년 만에 4배 이상 늘었지만, 생존율과 수익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지방통계청이 16일 발표한 '데이터로 본 동남권 이커머스 시장'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부산의 이커머스 업체 수는 4만9041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9740개에서 403.5% 증가한 수치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규모다.
대표자 연령대는 30대가 36.6%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5.7%, 29살 이하가 19.2%로 뒤를 이었다. 특히 여성 대표 비중이 57.8%로 과반을 차지해, 이커머스 창업에서 여성의 참여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률은 다소 개선된 모습이다. 2023년 부산 이커머스 업체의 폐업률은 29.3%로, 2014년의 42.8%에 비해 13.5%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여전히 낮았다. 2023년 기준 부산 이커머스 업체의 5년 생존율은 29.4%로, 전국 평균인 34.1%에 못 미쳤다.
수익성 지표도 정체 또는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 부산 이커머스 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6050만원으로, 2014년의 6350만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낮은 진입 장벽으로 창업은 급증했지만 경쟁 심화와 마케팅 비용 부담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기 어려운 구조때문으로 분석한다. 이커머스 업체 수의 급증이 곧바로 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이커머스 산업이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창업 이후 성장 단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함께 물류·마케팅·데이터 활용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