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살면 결혼·출산 덜한다…통계로 확인돼

똑같은 32세일 때, 늦게 태어난 젊은 세대일수록 혼인·출산 덜해
육아휴직 사용한 사람,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아이 더 낳아

국가데이터처 제공

수도권에 거주할 경우 다른 지역보다 혼인·출산을 덜 하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반면 첫째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들은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아이를 더 낳는 경우가 더 많았다.

국가데이터처는 1983년생~1995년생의 경제·사회적 특성과 혼인·출산 간의 관계를 종단 분석한 '2015~2023년 인구동태패널통계'를 16일 처음으로 발표했다.

앞서 데이터처는 지난해 12월 3대 영역 61개 지표로 구성된 '저출생 통계지표 체계'를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개인 단위로 1983년생~1995년생의 고정된 집단(코호트)의 생애를 추적해 기준연도에서 비교연도까지의 혼인·출산 변화를 여러 결정요인별로 분석했다.

통계 결과를 살펴보면 비교적 과거에 태어난 과거 년생이 최근 년생보다 기준연도의 혼인·출산 비율은 물론, 3년 후에 미혼·미출산 상태에서 혼인과 출산을 한 '변화 비율'도 모두 높았다.

예를 들어 32세를 기준으로, 83년생이 31세일 때 42.8%가 혼인했지만, 91년생이 32세일 때에는 혼인한 비중이 24.3%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데이터처가 2015년~2023년 각 년생별로 당해연도 혼인 비율을 비교해보면 혼인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점차 상승해서 남자의 경우 31세에서 32세로, 여자의 경우 29세에서 31세로 올라섰다.

이를 근거로 데이터처는 2015년의 32세 남자(1983년생), 31세 여자(1984년생)와 2020년의 32세 남자(1988년생), 31세 여자(1989년생)를 대상으로, 기준시점 당시 혼인·출산이었다가 비교시점에는 혼인·출산한 변화 비율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남녀 모두 과거 년생이 최근 년생보다 미혼 및 미출산 비율은 낮았고, 3년 후 혼인 및 출산 변화 비율은 높았다.

남자의 경우 1983년생은 3년 후 24.1%가 혼인을, 20.7%가 출산을 선택한 반면, 1988년생은 혼인 15.5%, 출산 14.5%에 그쳤다. 여자 역시 1984년생은 3년 후 28.4%가 혼인을, 26.3%가 출산을 선택한 반면, 1989년생은 혼인 19.1%, 출산 19.5%에 불과했다.

특히 남녀 모두 거주지가 수도권인 경우 다른 지역보다 미혼 및 미출산 비율이 높았고, 3년 후 혼인과 출산으로의 변화 비율도 낮은 편이었다.

실제로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동남권 등 5개 권역 중 1983년생이 2015년의 미혼 비율은 수도권이 58.6%로 가장 높고, 미출산 비율도 75.2%로 가장 높았다. 1988년생 역시 2020년 기준 미혼 비율은 수도권이 69.1%로 가장 높고, 미출산 비율도 수도권이 84.5%로 역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데이터처 김지은 사회통계기획과장은 "그동안 인구학계에서 '수도권 페널티'라며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이 혼인과 출생 이행에 썩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며 "통계를 통해서 집단을 고정시켜 놓고 3년 후를 보면서 숫자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종사상 지위로 보면, 남자는 기준연도에 상시근로자가 아닌 경우 미혼·미출산 비율이 높은 반면, 여자는 기준연도에 상시 근로자인 경우 미혼·미출산 비율이 높았다. 다만 3년 후 혼인 및 출산 변화 비율은 남녀 모두 동일하게 상시 근로자인 경우가 더 높았다.

즉 남자의 경우 일자리가 안정되지 않으면 혼인, 출산을 하지 않는 반면, 여자는 안정된 일자리를 가지면 오히려 혼인, 출산을 선택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나 30대 중반이 될 때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이들이 혼인, 출산을 더 많이 한 셈이다.

상시 임금 근로자의 근로소득으로 분석해보면, 남자는 기준연도에 상시 근로소득이 평균 이하인 경우 미혼·미출산 비율이 높았는데, 반대로 여자는 평균을 초과인 경우 미혼·미출산 비율이 높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평균 소득을 초과한 경우 혼인과 출산으로의 변화 비율이 더 높았다.

또 남녀 모두 주택을 소유한 경우, 기준연도 미혼 및 미출산 비율은 낮고, 3년 후 혼인 및 출산 변화 비율은 더 높았다.

한편 2015년~2020년에 첫 자녀를 출산한 상시근로자의 경우, 첫째아 출산 후 3년 이내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이 3년 후 다자녀를 낳은 비율은, 거주지·소득·기업규모 등에 관계없이 사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높게 나타났다. 즉 육아휴직을 사용해 안정적으로 육아에 전념할 수 있던 사람들이 둘째를 더 많이 낳은 셈이다.

김 과장은 "다양한 변수가 분명히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은 다자녀로의 이행이 일관되게 더 높았다"며 "상당히 정책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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