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테크네슘99엠(Tc-99m) 기반 반려묘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제 '테크네키티' 주사액의 임상시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은 10세 이상 노령 고양이의 약 10%가 겪는 대표적인 호르몬 질환 중 하나로, 방치하면 심혈관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가 주로 활용됐으나, 초기 질환의 경우 혈액 수치가 정상으로 보이거나 초음파만으로는 기능적 이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원자력연은 지난 4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받고, 승인된 계획에 따라 충북대학교 동물병원에서 고양이 42마리를 대상으로 1년간 테크네키티 1차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임상은 건강한 대조군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의심되는 시험군 고양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갑상선은 요오드를 흡수해 갑상선 호르몬을 합성하는데 테크네키티는 요오드와 유사하게 작용한다. 이 점을 활용해 테크네키티를 투여한 뒤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으로 영상을 촬영한다.
SPECT는 방사성의약품이 체내에서 모이는 양상과 속도를 3차원 영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장기의 기능을 평가할 때 널리 사용된다. SPECT 영상에서는 방사성의약품, 테크네키티가 많이 흡수된 부위일수록 밝게 나타난다. 영상에 나타난 밝기의 정도와 분포 양상을 분석하면 갑상선 기능 항진·저하, 이상 부위의 위치, 전이 여부 등을 정밀하게 판별할 수 있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이번 임상 승인은 단발성 성과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동물용 신약 개발 프로세스가 확립되었음을 의미한다"며 "치료제에 이어 진단제까지 국산화해 향후 국내 반려동물 의료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수출까지 주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