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육아휴직자가 전년보다 8천여 명 늘어난 가운데, '엄마' 육아휴직자는 약 1300명 가까이 감소한 반면 '아빠' 육아휴직자는 9300여 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 태어난 아이들의 아빠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자는 총 20만 6226명으로, 전년보다 8008명(4.0%) 늘었다.
특히 전체 육아휴직자 중 어머니는 14만 6109명으로 전년 대비 1294명(-0.9%) 감소한 반면, 아버지는 6만 117명으로 9302명(18.3%) 증가해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데이터처 김지은 사회통계기획과장은 "한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가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는 적은데, 최근 관련 지원제도가 부모 양쪽이 쓰도록 도우면서 아버지의 육아휴직이 굉장히 늘어났다"며 "그만큼 어머니는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육아휴직을 쓰지 않거나, 장기간 휴직하지 않아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체 육아휴직자 중 아버지가 29.2%를 차지해 전년보다 아버지 육아휴직자 비중도 3.5%p 높아졌다.
육아휴직을 시작한 시점의 연령을 살펴보면 아버지 육아휴직자는 35~39세가 38.7%로 가장 높았고, 40세 이상(32.9%), 30~34세(24.9%)가 뒤를 이었다. 어머니의 경우는 30~34세(42.9%)와 35~39세(33.0%)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년에 비하면 아버지의 경우 40세 이상을 제외한 다른 연령대의 비중이 증가한 가운데 30~34세(1.8%p)의 증가폭이 컸다. 어머니 육아휴직자는 다른 연령대 비중이 감소한 가운데 30~34세(1.6%p)에서 높아졌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아버지의 67.9%, 어머니의 57.7%가 300인 이상 기업체에 소속됐고, 기업체 규모가 작아질수록 비중이 줄어서 5인 미만 기업체의 경우 4.3%, 5.7%에 그쳐 대기업 쏠림 현상이 여전히 심각했다. 다만 전년에 비하면 300명 이상 기업체 소속된 육아휴직자의 비중만 감소해서 문제가 다소 완화됐다.
최근 육아휴직 사용 동향을 보기 위해 지난해 출생아들의 부모만 놓고 살펴보면, 이들 중 육아휴직자는 9만 6810명으로 전년보다 9.7% 증가했다. 이는 꾸준히 감소했던 출생아 수가 지난해에는 8315명(3.6%) 늘면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부모도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출생아의 증감 변수를 제거해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자를 살펴보면, 40.6명의 부모가 육아휴직을 사용해 이 역시 전년보다 2.2명 증가했다. 아버지는 7.2명, 어머니는 33.5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1.9명, 0.4명씩 증가해, 역시 아버지 육아휴직자의 증가세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또 지난해 아이가 태어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전체 육아휴직 대상자 가운데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의 비율을 보여주는 '육아휴직 사용률' 역시 34.7%로 1.7%p 상승했다.
아버지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0.2%, 어머니의 경우는 72.2%로 여전히 격차가 컸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아버지는 2.7%p 상승했고 어머니는 1.0%p 하락한 결과다. 아버지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10%를 넘어선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도별로 지난해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나눠보면 제주 39.3%, 강원 38.8% 순으로 높았고, 울산 30.6%, 대구 33.1% 순으로 낮았다. 어머니의 경우는 울산(75.5%)이, 아버지는 제주(15.5%)가 가장 높았다.
출생 직후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한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2023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부모 중에서 출산 후 1년 안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을 살펴보면 43.7%로, 전년보다 3.9% 상승했다.
한편 2015년에 태어난 아이 한 명만 키우는 1자녀 부모를 대상으로 최근 10년 동안의 육아휴직을 사용한 추이를 추적해보면, 아버지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만 6세일 때(18.0%) 가장 많이 휴직한 반면, 어머니는 출산 직후인 만 0세(83.8%)에 몰아서 휴직했다.
출산한 어머니는 출산일을 기준으로 59.9%가 취업자였고, 출산 360일 전(67.2%)보다 취업 비율이 7.3%p 낮아졌다. 그만큼 출산을 앞두고 미리 일을 그만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년보다 출산일 기준 취업 비율은 3.3%p 높아져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