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다국적 평화유지 유럽 군대' 주둔할 수도…러시아는 "불가"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집단방위 원칙에 준하는 수준의 안전보장을 약속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에 다국적 유럽군을 배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안전보장안에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지난 14~15일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 주요국이 참여한 가운데 베를린에서 진행된 회담에서 유럽 병력의 우크라이나 배치, 우크라이나 군 강화 등 내용을 담은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제안서가 마련됐고, 논의 참여국 대부분이 여기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유럽의 안전보장 제안은 일반 원칙과 구체적 군사 대비 계획을 담은 두 개 문건으로 구성된다고 NYT는 전했다.

포괄 원칙 문건은 나토 헌장 5조와 유사한 약속에 해당한다고 미국과 유럽 외교관들은 설명했다.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으로 방어한다는 집단방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하나는 '군사 대 군사 운영(mil-to-mil operating) 문건'으로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해 미국과 유럽 군대가 우크라이나군과 어떻게 협력할지 구체적 계획을 담는다.

여기엔 유럽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우크라이나를 돕는 방안도 포함됐다.

NYT는 "병력은 휴전선에서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에 주둔하면서 향후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억지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가 '나토 동진'을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삼을 만큼 거부감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유럽군이 '나토 모자'를 벗고 평화유지 다국적군 형태로 우크라이나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보내지는 않는 대신 정보망을 활용해 러시아를 감시하면서 휴전 상황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시나리오다.

이 밖에도 군사 운영 문건에는 러시아의 추가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는 우크라이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여러 내용이 들어갔다.

문건 초안에는 평시 기준 80만명 규모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강한 억지력을 갖기 위해 최신 장비로 무장하도록 하고, 유럽이 이를 지원한다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재침공을 우려하는 우크라이나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모두 만족시키는 합의안이 마련돼 실제 종전까지 속도감 있게 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번 논의에서 빠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외국군 주둔에 거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둘 것인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연내 종전 성사 여부에 중요 변수로 새롭게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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