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이 국회 청문회에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 2명을 보내 청문회가 혼란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외국인 대표를 향해 "휴대전화 번호 좀 알려달라"고 말했고, 외국인 대표는 순간 당황하더니 "개인정보"라고 답했다. 이후 질타가 이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애초 국회는 김범석 CEO와 이번 사고를 이유로 최근 사임한 박대준 쿠팡 전 대표 등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모두 불출석했다.
대신 외국인 2명이 나왔다. 해롤드 로저스 대표이사와 브랫 매티스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였다. 이들은 청문회가 시작하자마자 "한국어를 할 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모님, 처제, 아내, 안녕하세요 정도의 한국어는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문회가 힘겹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우영 의원은 해롤드 로저스 대표에게 "휴대전화 번호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영어로 "What is your phone number?"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순간 당황한 로저스 대표는 몇 초 동안 답을 못했다. 그러더니 "그것은 개인정보라 공유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번엔 '배송지 주소'를 물었다. 로저스 대표는 이번에도 "사적정보라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김 의원은 다시 "이메일 주소는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로저스 대표는 같은 답을 내놓았다.
김 의원은 "개인정보라서 밝힐 수 없다는 쿠팡 로저스 대표는 앞서 '이런 유형의 정보는 미국 개인정보법상 신고 의무가 있는 사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소비자 프라이시법(CCPA) 등 미국 법규도 이름과 주소 등 각종 개인 식별 정보는 매우 심각한 정보로 분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 규제 당국이 조사를 개시했고, 쿠팡은 전면 협조하고 있다'고 제출했다"며 "하지만 오늘 로저스 대표가 국회에 와서 발언하는 것을 보면 전면 협조할 의향이 없다. 의도적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