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에 대해 출석 요구를 했지만, 김 의원 측에서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은 김 의원 측에 재출석을 요구할 방침이다.
17일 특검은 오후 공지를 통해 "김기현 의원 소환과 관련하여서는 이미 어제 날짜(16일)를 출석 일자로 하여 우편 소환 통보를 했으나 폐문 부재로 송달되지 않았고, 본인 및 보좌진도 어제까지 특검으로부터의 어떠한 연락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진행된 압수수색 현장에서도 특검의 소환 요청에 응할 뜻이 없음을 특검 측에 밝혔다고 한다.
이어 "오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김기현 의원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므로 내일 절차에 따라 김기현 의원에 대한 재출석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 과 관련해 김 의원의 자택과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특검은 "본건 가방 수수자와 가방 구매자가 가방의 구체적 전달일시, 장소, 실제 전달자 등에 대하여 조사과정에서 일체 진술하지 아니하여 수사상 필요에 의해 불가피하게 최소한도의 범위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지난달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명품브랜드인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2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편지 등으로 특검은 김 의원 배우자가 물건을 전달한 것으로 특정했다.
김 의원의 배우자 A씨는 2023년 3월쯤 김씨에게 100만~200만원대로 추정되는 클러치백을 건넨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특검은 A씨가 김건희씨에게 '대통령과 영부인이 큰 힘이 됐다'는 취지의 문구와 함께 2023년 3월 17일이라는 날짜가 적힌 편지를 클러치 백과 함께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김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 지 9일이 지난 시점이다. 당 대표 당선을 염두에 둔 청탁성 대가였다고 의심될 수 있는 대목이다. 특검은 지난 5일 A씨를 청탁금지법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김 의원도 A씨와 같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다만, 김 의원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특검은 김 의원이 A씨가 클러치백을 김건희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