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장 4명 포함 219명 승진…기술 강화·불확실성 대응 '초점'

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제조부문장 정준철
북미 시장 성장 이끈 윤승규 북미권역본부장도 사장 승진
송창현 전 AVP 후임은 곧 선임
"글로벌 불확실성 위기를 재도약 기회로 삼았다"

만프레드 하러 사장.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18일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기 위한 2025년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총 219명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다.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R&D본부장에 엔지니어 출신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임명됐다. 하드웨어 영역에서의 제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해 제조부문장 정준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를 주도할 인물을 전면배치하는 한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쇄신을 단행했다는 게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꼽힌다.

하러의 '두뇌'와 정준철의 '근육' 만난 기술 인사

SDV(Software-Defined Vehicle)  전환의 중심에 서게 된 하러 사장은 포르쉐에서 샤시 및 ADAS(첨단운전자시스템) 개발을 총괄했다. 애플에서는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정보기술(IT) 전문가이기도 하다. 현대차에서는 역대 8번째 외국인 사장이다.

하러 사장은 소프트웨어 역량을 R&D의 핵심으로 삼아 부서 간 협력을 주도하게 된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와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Atria) AI'의 내재화가 주요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하러 사장에 대해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R&D본부장 으로서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모든 유관 부문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SDV 성공을 위한 R&D 차원의 기술 경쟁력을 한 층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송창현 전 AVP 본부장 후임은 빠른 시일 내 선임할 계획이다.
정준철 사장. 현대차 제공

하드웨어 영역에서는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준철 사장이 제조부문을 총괄한다. 정 사장은 생산 기술의 핵심인 제조솔루션본부와 수익성 기반인 구매본부를 동시에 이끌게 된다.

차량을 만드는 공장을 넘어 소프트웨어가 제조 전반을 제어하는 SDF(Software Defined Factory) 및 로보틱스 기반의 차세대 생산체계 수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불확실성 선제 대응…미국통 대거 발탁

미국 관세 문제 등 글로벌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 해소에 기여한 리더를 승진시키고 분야별 전문성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특히 어려운 경쟁 환경 속에서도 북미 시장 소매 판매 8% 성장을 이끈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의 성과중심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다.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문가들을 배치도 눈에 띈다. 미국 국무부 출신 성 김 사장과 이번에 영입된 거시경제 석학 신용석 부사장(HMG경영연구원장)이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신 부사장은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거시경제와 경제성장, 융합형 연구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손꼽힌다.

장재훈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담당 부회장으로서 그룹의 전방위적인 미래 사업 및 기술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시너지 제고와 민첩한 실행을 진두지휘 할 예정이다. 모빌리티·수소 에너지·로보틱스 등 그룹 핵심 미래 사업의 전반적인 추진 방향을 조율하고 사업간 유기적인 연계를 목표로 관련 부문을 총괄한다.

서강현 현 현대제철 사장은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이동해 그룹사 간 사업 최적화를 주도하게 됐다.

전체 239명의 승진을 실시했던 작년 현대차그룹 임원인사 대비 승진자 규모는 20명 줄었다. 그룹은 "견조한 매출 성장세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미래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인적 쇄신과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등 조직 내실 강화 및 미래 전환 가속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40대 리더 발탁도 눈에 띈다. 2년 연속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지성원 전무가 40대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한편 루이지애나 제철소 프로젝트 등을 이끌 현대제철 사장에는 이보룡 부사장이 승진·임명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를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쇄신과 리더십 체질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했다"며 "SDV 경쟁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적인 인사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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