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버블 아니라 '中부동산' 먼저 터질수도…전 세계 금융쇼크 우려

中경기 둔화 빨라지는데 부동산 개발기업 '완커' 디폴트 우려
골드만삭스, 디폴트 현실화 땐 내년 中경제성장 0.5%p 하락 예상
中교역 비중 20% 한일도 타격…미-베네수 압박 개입 여부도 변수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버블론이 금융시장을 옥죄는 가운데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완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완커의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4위 기업인 완커는 지난 15일 만기 예정인 20억위안(약 4200억원)의 채권 상환 및 만기 1년 연장에 실패했다. 현재 완커의 총부채 규모는 500억달러(약 74조원)로 추산된다.
 
현재 중국 경기는 둔화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11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3%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신규 주택가격 하락세도 44개월째 이어지는 등 내수 부진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올해 고정투자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처럼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완커의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중국 경기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최악의 경우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최대 0.5%p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나아가 전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G2(주요 2개국)인 중국의 경제는 여전히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은 모두 2024년 기준 대중국 교역이 전체의 20% 차지하고 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의 탈중국 현상으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 및 원화 환율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중국 내수 경기 부진 현상이 심화할수록 저가 수출 공세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이어 "소위 중국이 자국의 디플레이션(물가하락) 리스크를 더욱 공세적으로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경향이 강화될 것이고, 이는 전 세계 제조업 경기 회복에 악재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다소 무시됐던 중국 경기 둔화 및 부채 리스크가 내수 부진 현상 심화와 또 다른 유동성 위기로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해야 할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앞서 최대주주인 국영기업 '선전 메트로'가 지난달 완커에 추가 담보를 요구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도덕적 해이를 우려한 중국 정부가 디폴트를 일부 용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시장은 중국 정부가 '질서 있는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는 부동산 경기가 빨라도 2028년 이후에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국 정부가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이란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기봉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질서 있는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안정적인 시장금리와 디폴트 규모 축소 등이 완커 사태의 추가 확산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이 전 세계 경제를 흔들 여지는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유조선 입출항 봉쇄 등 베네수엘라를 압박하는 상황에 개입할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은 자원 공급 다변화 정책에 따라 남미 국가와 밀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네수엘라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출 파트너 역할을 한다.
 
미래에셋증권 김성근 연구원은 "이미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상공 폐쇄 조치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면서 "미국산 대두 수입 재차 중단, 희토류 공급 감축과 같은 미중 무역 협정을 위협하는 조치들은 주식시장을 위협할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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