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떠나고 노년 비중은 전국 최고 수준" 부산 내국인, 320만명 붕괴

부산역 인파. 김혜민 기자

부산의 내국인 기준 총인구가 320만 명 아래로 떨어지며 인구 구조의 불균형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청년층과 청년 가구 비중은 대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은 반면, 노년층과 노년 가구 비중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3일 발표한 '2024년 생애단계별 행정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부산의 내국인 총인구는 318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을 포함한 총인구가 325만7천명이었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와 달리 내국인만 따지면 320만 명 선이 무너진 것이다.

청년층 감소는 수치로도 뚜렷하다. 부산의 15~39세 청년 인구는 85만7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26.9%를 차지했다. 이는 8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며,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하위권에 해당한다. 전국 평균(28.9%)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고, 청년 비중이 33.5%에 이르는 서울과도 대비를 보인다.

가구 구조에서도 변화는 분명하다. 지난해 부산의 전체 가구 147만 가구 가운데 청년 가구는 29만3천가구로 19.9%에 그쳤다. 청년 가구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반면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노년 가구는 47만2천가구로 32.1%를 차지해,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년층 비중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부산의 65세 이상 인구는 76만6천명으로 전체의 24.0%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20.1%)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세종시(11.3%)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다. 경제 활동의 중심 연령대인 40~64세 중·장년층 비중도 39.5%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청년층의 이동 역시 인구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부산 청년 인구의 이동률은 7.2%로, 중·장년층(1.7%)이나 노년층(1.0%)보다 월등히 높았다. 부산에 거주하던 청년 10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셈이다.

주거 여건도 세대 간 격차가 크다. 전국 기준으로 주택을 보유한 청년층은 전체 청년 인구의 11.5%에 그친 반면,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주택 보유 비율은 각각 45% 안팎이었다. 청년층이 보유한 주택의 자산가액 역시 중·장년층과 노년층에 비해 낮은 구간에 집중돼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의 인구 구조가 '청년 유출-고령화 고착'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일자리와 주거, 교육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청년 감소와 고령화는 동시에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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