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통합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전제 조건인 순천대와 목포대 간 통합 투표가 '부결'된 데에 대해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안타깝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23일 목포대와 순천대는 지난 22일부터 23일 오후 6시까지 이틀 동안 교원, 직원·조교, 학생 등 3개 구성원을 대상으로 두 대학 통합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순천대의 경우 교원 찬성률 56.1%, 직원·조교 찬성률 80.1%를 기록했으나 순천대 학생 찬성률은 39.3%에 머물러 통합 투표가 부결됐다.
두 대학은 3개 구성원 모두 찬성률 50% 이상 기록할 경우에만 찬성으로 간주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대학 통합에 대한 구성원 의견을 '반대'로 최종 판정했다.
목포대에서는 교수 87.8%, 직원 81.2%, 학생 67.2% 등 세 직역 모두 찬성률이 50%를 넉넉히 넘겼다.
이로 인해 두 대학 통합은 어렵게 됐으며 두 대학 통합을 전제로 추진되던 '전남 통합 국립 의과대 신설'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24일 SNS를 통해 "두 대학 통합 투표가 부결된 데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아직 시간이 있으니 다시 한번 집단지성으로 생각해 볼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전라남도의회 통합대학교 국립의과대학 설립 지원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순천대학교 구성원 찬반 통합 투표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의견과 구성원들의 판단을 존중하며, 동시에 그 결과로 두 대학 간 통합 추진에 제약이 발생한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특위는 24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대학 통합은 단순한 대학 간 결합의 문제가 아니라,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를 통해 도민의 의료권을 보장하고 의료 취약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십 년간 반복돼 온 의과대학 유치 실패의 악순환을 끊고, 지역 소멸과 의료 공백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역사적 과제라는 점에서 이번 통합 논의가 지체된 현실은 전남 전체의 미래를 고려할 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특위는 대학 통합 여부가 특정 구성원이나 단일 집단의 이해관계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와 다음 세대의 삶의 질에 직결되는 중대한 선택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통합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학사 운영, 캠퍼스 정체성, 교육 환경 변화 등에 대한 우려와 고민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들은 대화를 통해 조정하고 보완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다만 특위는 "이러한 우려가 전라남도 의과대학 신설 등 통합 추진 계획에 현실적으로 차질을 빚게 된 점에 대해서는 깊은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결정은 단기적인 판단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전남이 앞으로 어떤 지역으로 나아갈 것인지와 직결된 선택"이라며 "의료 인프라가 취약하고 청년 인구 유출이 지속되는 구조 속에서 지역 대학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독립적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대학 통합과 의과대학 유치는 지역 발전과 의료 여건 개선, 전남의 미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국립순천대학교가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공공적 책무와 역사적 역할을 다시 한번 깊이 숙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교육부의 대학통폐합 심사위원회가 2026년 1월 중순쯤 개최할 예정이어서 순천대가 통합 관련 재투표할 시간이 있으며 이날 두 대학 측이 만나 재투표 시기와 대상을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