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기준 국내 주식부호 상위 100인의 보유 지분 가치가 1년 새 70조원 가까이 늘어나 177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별 순위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차지했다.
2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12월 말과 이달 19일을 기준으로 상장사 개별 주주들의 보유 주식 현황과 지분 가치를 조사한 결과, 주식부호 상위 100인의 지분 가치는 107조 6314억원에서 177조 2131억원으로 69조 5817억원(64.6%) 증가했다.
이재용 회장은 보유 주식 가치가 같은 기간 12조 330억원에서 23조 3590억원으로 늘어나며 11조 3260억원(94.1%) 증가폭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5조 1885억원에서 10조 366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지분 가치도 각각 4조 5468억원(116.9%), 1조 2569억원(63.5%) 증가했다.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전량(180만 8577주·지분율 1.06%)을 증여받을 예정이어서 향후 보유 지분 가치는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2위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으로, 보유 지분 가치는 10조 7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한때 이 회장을 제치고 주식부호 1위에 올랐으나, 현재 두 사람의 지분 가치 격차는 12조 6459억원으로 벌어졌다.
이어 홍라희 명예관장이 9조 8202억원으로 3위에 올랐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8조 8389억원)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8조 1173억원)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삼성가 세 모녀가 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셈이다.
그 밖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6조 2537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5조 9170억원),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4조 5723억원),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4조 1771억원), 방시혁 하이브 의장(4조 1230억원) 등이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상위 100인 가운데 30대는 2명에 불과했다. 1988년생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2조 947억원)와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의 자녀인 1986년생 오수정 씨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0세 이하 주식부호 가운데서는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의 장남 곽호성 씨와 차남 곽호중 씨가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두 사람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각각 2865억원으로, 지난해 말 1632억원에서 75.5%(1233억원) 증가했다.
이 밖에도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과 뷔, 정국이 30세 이하 상장사 주식부호 상위 100인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