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은 어떻게 세계가 찾는 무기가 됐나

[신간] 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

더봄 제공


"한국이 언제 이렇게 무기를 잘 만들게 됐지?"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책이 나왔다. '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은 소총 한 자루 만들기 어려웠던 나라가 K2 전차와 K9 자주포, 이지스함과 KF-21에 이르기까지 세계가 주목하는 무기를 만들어내기까지의 50년을 '사람'의 이야기로 복원한 산업 다큐멘터리다.

현직 산업부 기자들이 집필한 이 책은 방위산업을 기술 목록이나 무기 백서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1960~70년대 자주국방의 기초를 닦은 1세대 기술자들, 밤샘 연구로 독자 기술을 축적한 엔지니어들, 현장을 떠나지 않은 장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K-방산의 '오리진'을 추적한다. 면허 생산에서 시작해 독자 개발로 나아가고, 내수 중심에서 세계 시장으로 확장해온 과정이 생생한 인터뷰로 이어진다.

책은 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 이유를 가격이나 납기만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ADD 주도의 개발 체계, 기업과 연구소의 역할 분담, 율곡사업으로 축적된 노하우, 그리고 실패를 견딘 현장의 경험이 겹겹이 쌓여 오늘의 경쟁력을 만들었다는 점을 짚는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궁·천무, 잠수함과 함정으로 이어지는 기술 계보는 '축적의 산업'으로서 방산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또한 2022년 폴란드 대규모 수출 계약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변한 글로벌 안보 환경 속에서 K-방산이 어떻게 '자주국방'을 넘어 핵심 수출 산업으로 도약했는지도 분석한다. 세계 각국이 주목한 것은 단순한 성능이 아니라, 생산 속도와 납기 신뢰성, 맞춤형 파트너십이라는 점을 현장 사례로 설명한다.

책의 후반부는 현재와 미래를 향한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뉴 리더'들의 전략과 함께, 현장에서 묵묵히 기술을 지켜온 명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K-방산 생태계의 두 축인 비전과 숙련을 함께 조명한다.

정한국·이정구·성유진 지음 | 더봄 | 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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