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를 비롯한 전국 교회에서는 성탄감사예배가 일제히 열렸다. 예배당에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 찬송이 울려 퍼졌고, 성도들은 추운 날씨에도 예배당에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했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인류에게 선물로 보내주셨다"며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심으로 우리를 죄에서 자유케 하시고 참된 평화를 주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인류가 위로와 치유, 화평을 누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동제일교회는 올해 성탄헌금 전액을 수용자 자녀 지원과 어린이병원 수술비 등에 사용하기로 하며, 성탄의 사회적 실천을 다짐했다. 정동제일교회 성도 형윤서 씨는 "교회는 안에 머무는 공동체가 아니라 바깥으로 손을 내미는 공동체여야 한다"며 신앙의 책임을 되새겼다.
새문안교회에서는 유아세례식도 함께 진행됐다. 성도들은 다음 세대에 전할 가장 소중한 유산은 믿음임을 되새기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 새문안교회 노지윤 집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도록 키우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교육 받았다"며 "정말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옛날 어느 추운 겨울날 한 아이 태어났었네. 그 아이는 무척이나 초라한 마굿간 구유에 누웠지…무식한 어부, 거렁뱅이들 열두제자 삼았다는 가난한 사람. 그 사람 이름은 예수라 하는데 가난한 사람들 친구였네."
향린교회 성도들은 학교 내 성폭력 사건을 공익 제보했다가 해임된 지혜복 교사의 투쟁 현장을 찾아 투쟁 후원금을 전달했다. 지 교사는 오랜 싸움 속에서도 곁을 지켜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지 교사는 "가장 보잘 것 없는 자, 가난한 자, 어려운 자 곁에 계셨던 누구보다도 평등이란 가치를 실천하셨던 구세주셨고 만약 지금 우리 곁에 계신다면 우리가 계속 광장에서 외쳤던 평등의 세상에 함께 하는 그런 동지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라며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겼다.
향린교회 성도들은 이어 이태원 참사 분향소 '별들의 집', 4.16 세월호참사 기억관, 세종호텔 정리해고자 고공농성장 등을 방문해 농성을 이어가는 이들과 연대했다. 성도들과 유가족들은 별이 된 아이들의 이름을 다시 부르며, 고통의 한복판에서 함께하시는 예수의 위로를 되새겼다.
4.16 세월호 참사 기억관 앞을 찾은 김태은 씨(20)는 "크리스마스에 따뜻하게 지내셔야 할 분들은 이런 참사를 겪으신 유가족 분들이나 피해자 분들인데 요즘 같은 사회에서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부터 챙기느라 그런 연대의 마음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십여 년째 성탄 새벽송을 이어오고 있는 향린교회는 집집마다 노래하던 전통 대신, 고통 받는 현장을 직접 찾는 방식으로 성탄을 기념하고 있다. 한문덕 목사는 "예수님은 하늘의 높은 자리를 버리고 가장 낮고 천한 곳, 가장 고통 받는 현장으로 오셨다"며 "여전히 성탄의 기쁨을 누릴 수 없는, 오히려 고통과 아픔이 있는 그런 분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가장 예수님의 뜻을 잘 따르는 성탄을 맞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일정은 성탄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고, 종교를 넘어 국민 모두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사회적 통합의 가치를 되짚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