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 이미지에 벚꽃?' AI의 왜곡… 반크, 오류 개선 나섰다

생성형 AI, 국가무형유산 택견에 日 이미지 요소 제공
반크, 빅테크 AI 회사들 대상 정정 활동 착수

AI 제미나이(Gemini)가 택견의 이미지에 벚꽃과 같은 일본적 요소를 포함해 제시했다. 반크 제공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한민국 전통 무술 택견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 및 이미지 오류를 다수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개선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생성형 AI는 프롬프트에 대응해 텍스트, 이미지, 기타 미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약인공지능(弱人工知能)이다.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해내는 인공지능 모델 및 그에 기반한 서비스를 말한다.
 
26일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에 따르면 국가무형유산 택견과 관련해 생성형 AI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정보 및 이미지 오류를 점검·분석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프로젝트 추진 배경에 대해 반크는 "부정확한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결과물 속에서 한국의 문화유산이 축소되거나 타 문화와 혼동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택견의 고유한 기술적 특성, 철학을 세계에 정확히 알리는 동시에 생성형 AI가 한국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표현할 때 나타나는 왜곡과 편향의 실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크는 AI 시대의 새로운 국가 경쟁력인 '주권 AI' 실현을 선도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Grok·Copilot·Gemini·Bing 등 AI, 택견과 태권도 혼동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제작해 배포한 태권도(사진 왼쪽)와 택견의 영어 엽서. 반크 제공

실제 반크 조사 결과 생성형 AI가 택견과 태권도를 혼동해 설명하는 사례가 다수였다. 택견과 태권도는 한국의 대표적인 맨손 무예다. 다만 택견은 부드러운 곡선의 움직임과 품밟기·오금질 등 민속놀이적 요소가 강하다. 반면 태권도는 직선적이고 현대적인 기술 체계를 기반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AI에게 택견의 고유 기술에 대해 질의하자, 일부 시스템은 태권도 기술명을 인용했다. 또 잘못 연결하는 오류를 보였다. 예를 들어, 그록(Grok)은 택견의 '곡선·휘둘러 차기' 특징을 설명하면서 앞굽걸이, 옆굽걸이, 뒤굽걸이 등 태권도 용어와 혼동한 기술명을 서술했다.
 
또 '밀고 당기기' 동작을 설명하면서 품 씻기, 품 바르기 등 존재하지 않는 기술명을 예시로 들었다. 코파일럿(Copilot)은 택견 발기술로 '앞축차기'를 소개하는 등 실제 택견 기술과 다른 내용을 제시하기도 했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생성 AI에서도 오류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그록(Grok)에 '택견 시범 이미지'를 요청했을 때, 한복을 입은 여성이 손동작을 취한 장면이 생성됐다. 이는 택견의 실제 동작으로 보기 어렵다.
 
빙(Bing)은 질문과 무관하게 동양적 전통 패턴 이미지를 생성했다. 제미나이(Gemini)는 비교적 택견 시범 장면을 적절히 표현했으나, 이미지 전체에 벚꽃과 같은 일본적 요소를 포함시켰다. '택견 시범'이라는 문구가 '택겍 시겸'으로 잘못 표기되는 등 언어적 오류도 발생했다.

 "문화·역사 정체성 확보하는 '한국형 주권 AI 모델' 구축해야"


택견의 올림픽 진출을 위한 홍보 포스터. 대한택견회 제공

잘못된 정보, 이미지 오류 등을 바로잡기 위해 반크는 빅테크 AI 회사들을 대상으로 정정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또 반크 홍보대사들이 오류 AI를 대상으로 개별 시정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택견단체도 오류 시정 활동에 동참시킬 복안이다.

반크 구승현 연구원은 "택견 같은 한국 고유의 문화유산이 왜곡되기 전에 정확한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AI를 통한 글로벌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크 박기태 단장은 "기술 주권을 넘어 문화·역사 정체성의 주권까지 확보하는 '한국형 주권 AI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향후 대한택견회, 한국택견협회 등 관련 단체들과 협력해 생성형 AI상에서 발생하는 택견 관련 왜곡 및 오류 문제에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반크는 지난해부터 국기(國技)인 태권도와 전통 무술 택견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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