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DNA, 꽃피우려면' 女 블로킹 1위에도 잔소리? 김세빈-김종민 감독의 밀당 사제

김세빈이 23일 GS칼텍스와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모습. KOVO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득점 2위 모마, 8위 강소휘, 10위 타나차의 삼각 편대도 있지만 블로킹 1위를 다투는 김세빈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도로공사는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GS칼텍스와 원정에서 세트 스코어 3-2(21-25 21-25 25-17 25-21 15-1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첫 연패를 당할 위기에서 벗어나며 1위를 지켰다.

이날 승리 주역은 모마였다. 감기 때문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모마는 5세트에만 무려 9점을 퍼붓는 등 팀 최다 28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타나차가 20점, 강소휘가 15점으로 제몫을 해냈다.

김세빈도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김세빈은 세트 스코어 0-2로 뒤진 3세트 김세빈은 블로킹만 3개를 잡아내며 25-17 반격을 이끌었다. 모마가 4세트 2점으로 부진한 가운데 도로공사는 김세빈이 상대 공격을 차단한 가운데 이지윤, 타나차가 12점을 합작해 한 세트를 만회할 수 있었다.

이날 김세빈은 14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10점을 올린 이지윤까지 도로공사 미들 블로커진은 최유림, 오세연(이상 5점)의 GS칼텍스를 압도했다. 베테랑 배유나가 부상으로 출전이 제한되는 상황에도 도로공사가 1위를 달리는 이유다.

김세빈과 김종민 감독. KOVO

다만 경기 후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김세빈의 분발을 요구했다. 김 감독은 김세빈에 대해 "더 해야죠"라면서 "그 정도 갖고는 성에 안 찬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 높이도 있고 움직임도 좋고 때리는 파워도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욕심보다 양보하려는 게 보여서 본인이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빈은 부모인 남자부 한국전력 김철수 단장, 여자 배구 전설 김남순의 DNA를 물려 받았다. 184cm의 김세빈은 3년째를 맞는 올 시즌 블로킹 57개(17경기)로 전체 1위를 달린다. 세트당 0.78개로 0.79개의 피치(흥국생명)에 이어 2위다. 다만 피치는 14경기 41개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본인 역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김세빈은 올 시즌 자신의 점수에 대해 "50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매 경기 똑같이 좋은 모습 보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1경기 잘 하면 다음에 확 떨어지는 것 같고 앞으로 쭉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만족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한다. 김세빈은 "훈련도 많이 하고 상대 분석도 많이 하는데 가끔 안 되는 날이 있다"면서 "1라운드 때 블로킹이 제일 좋았는데 이후 확실히 손 모양과 타이밍 안 맞는 부분도 있어 보완해야 한다"고 짚었다.

기업은행과 경기에서 블로킹하는 김세빈(왼쪽)과 타나차. KOVO


김 감독의 쓴소리(?)에 대해서도 김세빈은 "세터가 믿고 올려줬을 때는 자신 있게 때려서 포인트를 내줘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블로킹은 욕심나지만 그러면 터치 네트 범실도 하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열심히만 하려고 한다"고 받아 넘겼다.

잠재력을 알기에 김 감독도 열정을 갖고 지도한다. 김세빈은 "감독님께서 칭찬보다는 더 잘 하라고 말씀해주신다"면서 "블로킹에 대해 많이 말씀해주신다"고 귀띔했다. 이런 점이 섭섭하지는 않을까. 이에 김세빈은 "나 잘 돼라고 하시는 얘기라 서운하지 않다"고 웃었다.

도로공사는 26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페퍼저축은행과 홈 경기를 펼친다. 1경기를 더 치른 현대건설이 승점 36으로 37의 도로공사를 추격한 가운데 김세빈이 또 한번 팀의 1위 질주를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