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비용 여파에…새해 초 제조기업 경기전망 '먹구름'

대한상공회의소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
기준치 밑도는 77로 집계

연합뉴스

고환율과 고비용 부담 속에서 제조 기업들의 새해 초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업체 2208곳을 대상으로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 분기 전망치보다는 3포인트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100)를 하회하는 77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BSI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이번에는 수출 기업의 전망 지수가 16포인트 상승한 90을 기록했지만, 내수 기업의 전망 지수가 74에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전체 14개 조사 대상 업종 가운데 반도체와 화장품 2개 업종만 기준치 100을 웃돌았다. 특히 북미, 일본, 중국 등지에서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화장품 업종의 경기 전망 지수는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121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상승폭도 52포인트로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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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대와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 22포인트 오른 120을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는 관세 불확실성 완화와 공급 능력 확대 등에 힘입어 17포인트 상승했지만, 글로벌 시장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전망 지수가 77에 그쳤다. 조선은 고부가 선박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로 전 분기보다는 19포인트 올라 96을 기록했다.
 
고환율로 인해 원가 부담이 가중된 업종들의 지수는 특히 저조했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식음료는 14포인트 하락해 84, 구리 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전기 업종은 21포인트 하락해 72를 나타냈다. 철강은 66을 기록해 5분기 연속 70선을 밑돌았다.
 
한편 기업들의 38.1%는 고환율 영향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반면 실적이 개선됐다는 응답은 8.3%에 불과했다. 나머지 48.2%는 환율 영향이 크지 않다는 답변이었다.
 
올해 기업 경영 성과와 관련해 기업의 65.1%는 연초 매출 목표에 미달했다고 답했고, 목표를 달성했다고 답한 기업은 26.4%였다. 매출 목표를 초과했다는 기업은 8.5%였다.
 
올해 사업의 주요 부담 요인으로는 원부자재 가격 변동(65.7%)을 꼽은 기업이 가장 많았고, 그 뒤로는 인건비 상승(53.7%), 환율요인(27.5%), 관세·통상비용(14.0%) 등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통상 불확실성 완화와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으나 고환율 지속과 내수 회복 지연에 기업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정부는 성장지향형 제도 도입과 규제 완화, 고비용 구조 개혁 등 근본적 경제체질 개선을 중점 과제로 삼고 위기 산업 재편과 미래산업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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