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면 사퇴하겠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도로개방을 두고 던졌던 말은 사실상 정치적 배수진이었다. 공사 지연과 극심한 교통 혼잡, 소상공인 피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이 약속은 성공하면 반전의 계기, 실패하면 치명상이 될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약속은 지켜졌다. 6년 가까이 시민들을 옥죄던 도로는 열렸고,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온다. 차량 흐름뿐 아니라 답답했던 시민들의 마음도 함께 풀렸다는 평가다. 말 그대로 '뻥 뚫린 도로'가 상징이 됐다.
도시철도 2호선은 단순한 SOC 사업이 아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은 강 시장 취임 이후 시정의 성패를 가르는 바로미터였다. 공사 장기화와 상권 붕괴 논란, 잦은 민원은 고스란히 시정 부담으로 돌아왔고, 이는 한때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던 배경으로도 거론된다.
이번 도로개방은 그 악순환을 끊기 위한 첫 번째 '가시적 결과물'이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강 시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책임 행정'과 '결과로 말하는 시정'이 처음으로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2단계 공사와 완공 시점, 추가적인 교통 대책과 상권 회복까지 넘어야 할 고비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성과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친다면, 기대는 다시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이 있다. 정치에서 '약속을 지켰다'는 것은 언제나 강력한 메시지다. 사퇴까지 언급하며 던진 약속을 현실로 만든 이번 도로개방이 강기정 시장에게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지, 지지율 반전의 신호탄이 될지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