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처음 보유한 잠수함인 장보고함(SS-Ⅰ. 1200톤급)이 29일 오후 퇴역식을 갖고 34년 간의 해양 주권 수호 임무를 마무리했다.
이날 김경률(중장) 해군작전사령관 주관으로 잠수함사령부에서 열린 퇴역식에는 강동길(대장) 해군참모총장과 안병구(예비역 준장) 초대 장보고함장, 장보고함 역대 승조원 및 가족, 게오르크 빌프리트 슈미트 주한독일대사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장 주변 부두에는 국내 독자설계로 건조된 도산안창호급 잠수함(SS-Ⅲ, 3천톤급)과 손원일급 잠수함(SS-Ⅱ, 1800톤급), 잠수함구조함인 청해진함(ASR, 3200톤급)과 강화도함(ASR-Ⅱ, 5600톤급)이 배치돼 '선배' 장보고함의 퇴역을 축하했다.
강동길 총장은 축사를 통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수호하고 대한민국 잠수함 역사를 선도한 장보고함의 위대한 항적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구 초대 함장은 회고사에서 향후 핵추진잠수함 시대의 주역이 될 후배들에게 "더 집중하고 치열하게 준비해서 수면에 올라올 필요 없이 수중을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잠수함을 가질만한 자격과 능력을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명예롭게 스크류가 멎은 나의 사랑하는 장보고함. 잘했고, 고맙고, 잘 가시오!"라고 장보고함에 아쉬운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장보고함은 방산수출 협력 차원에서 활용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폴란드 등 주요 방산협력국에 무상양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988년 독일 킬 HDW조선소에서 건조된 장보고함은 1992년 우리 해군이 잠수함부대를 창설하면서 인수해 1993년 6월 대한민국 1호 잠수함으로 취역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43번째 잠수함 운용국이 됐고, 이후 자체 개량과 자체 개발을 거쳐 현재는 3600톤급 잠수함을 독자 생산하는 것은 물론 핵잠수함 개발 역량까지 갖추는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장보고함은 운용 초기인 1997년 하와이 파견훈련 때 약 1만 8천km 단독항해에 성공했고, 2004년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선 미국 항공모함 등 함정 30여척을 모의 공격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은 신화를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