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영대 음악평론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음악계 동료들의 추모가 계속되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은 지난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후 "어제 김영대 평론가님의 빈소를 다녀오고선 참으로 소중한 인연들이 많으시다는 생각이 들어, 저는 홀로 애도하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 고민을 했습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누웠습니다. 평론가라는 직업은 뭘까. 평론이라는 시간이 멈추는 날 그는 어떤 말을 마땅히 들어야 할까 생각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나 역시 음악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말을 마땅히 건네드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썼다.
이승윤은 "오랜 시간 묵묵하고 정성껏 살아내신 수많은 음악과 음악 그 사이의 사람과 사람들 중 제가 감히 각별할 수 없겠습니다만 평론가님께서 제 이야기를 깊숙이 들어 주셨던 몇 번의 순간은, 제 음악 인생에서 무척이나 각별했던 순간이었습니다"라고 기억했다.
마지막으로 "음악이라는 삶을 살아내고 사랑해 내는 이들에게, 그리고 음악 그 자체들에게 각별한 문장과 각별한 이유들을 입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음악들은 여전히 각별히 흐르고 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전했다.
김형석 작곡가는 고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아… 이게 무슨 일입니까… 음악평론가 김영대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전해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다음 날인 26일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이 많아진다. 그때마다 드는 두 가지 생각은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정을 주지 말걸… 이럴 줄 알았으면 후회 없이 정을 다 줄걸… 이래저래 아픔을 달랠 길이 없다"라고 썼다.
김 작곡가는 "오늘 영대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나보다 한참 어린 녀석의 영정 사진을 보자니 아프고 화가 났다. 내가 왜 폼나게 표정을 짓고 있는 네 사진 앞에서 향을 피고 국화꽃을 얹어야 하는가. 제수씨와 아이들을 보자니 눈물을 흘리기도 미안했다. 너는 왜 갑자기 떠나서 내게 이런 숨 막힘을 주는가… 무심한 녀석 같으니라고"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힘내라고 해줄걸. 손이라도 잡아줄걸. 어깨를 다독여 줄걸… 넌 무슨 배짱으로 휑하니 먼저 가서 내게 이런 죄책감을 안기는가… 잘 가라. 영대야. 제수씨가 그러시더라. 미국서 유학하고 한국 와서 자리 잡는다고 참 열심히도 살았다고. 이리 갈 줄 알았다면 니 힘든 푸념이라도 들어줄걸"이라고 적었다.
이어 "영대야. 하늘나라 가서 평론 따윈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니 좋아하는 음악 맘껏 듣고 그저 편안하길 바란다. 조미료 없는 그냥 밥 같은 발라드를 평론해 줘서, 가치를 줘서 너무 고맙다… 무심한 영대야. 그곳에서 잘 지내렴"이라고 글을 맺었다.
성악가이자 팝페라 가수인 임형주도 인스타그램에 "김영대 평론가님‥ 이렇게 갑자기‥ 그것도 크리스마스이브에… 황망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임형주는 "지난달 22일 밤에도 둘이 함께 웃으며 장시간 통화했었는데… 그게 우리의 마지막 통화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라며 "우리 함께 집필했던 'BTS : The Review' 저는 평생 고이 간직할게요‥ cpbc '임형주의 너에게 주는 노래'에서 함께했던 시간들도 소중하게 간직할게요"라고 전했다.
"부디 천국에서도 멋진 평론 계속해 주세요…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라고 한 임형주는 "한 번도 형이라고 불러보질 못했어요‥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영대 형, 당신은 정말로 멋진 사람이었어요‥ 그동안 고생했어요‥ 잘 가요‥ 너무 보고 싶을 거에요"라는 추신을 남겼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도 인스타그램에 "김영대 평론가님의 명복을 빕니다. 방송 도중에도 그랬지만, 따로 만나서 베이글 먹으며 수다 떨던 그날도, 우린 결이 맞는 거 같다고 자주 보자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에요"라고 글을 남겼다.
김호영은 "호영씨, 영대 평론가님에서, 호이와 형으로 호칭을 바꾸기로 하고, 서로의 속도에 맞춰서 잘 살자 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이번에 쓴 책도 받기로 했고‥ 내 공연도 보러 오기로 했는데‥ 한숨만 나오네요‥"라고 전했다.
1977년생인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지난 2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48세.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음악인류학을 전공했고, 2019년 3월 발간한 단독 저서 '비티에스 : 더 리뷰(BTS : THE REVIEW) - 방탄소년단을 리뷰하다'로 주목받았다.
김 평론가는 미국의 유명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의 국내 중계방송을 맡았고, 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 등을 맡았다. 지난달에는 '더 송라이터스'라는 신간을 냈고, '김영대 라이브'라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고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