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슬픔이 가시지 않은 유가족들과 함께 한국교회는 연대의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처럼 사회 곳곳에 아픔이 드리울 때마다 교회는 재난과 참사의 현장을 찾아왔습니다.
2025년 한 해, 고통의 자리에 함께 머물렀던 교회의 발걸음을 돌아봤습니다.
장세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행을 떠나는 이들과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로 붐비는 공항.
바쁜 발걸음 사이로 1년 전 오늘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인터뷰] 정오름 (16) / 서울 송파구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저는 안전하게 왔잖아요. 그런데 1년 전에 그분들은 편안하게 돌아오고 싶었을 텐데 그런 사고를 당한 거니까 제가 죄송하기도 했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한국교회는 여전히 1년 전 참사의 시간을 살아가는 유가족들의 곁을 지켰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등은 추모 기도회를 열고 진상 규명을 외쳐온 유가족들에게 힘을 보탰습니다.
[영상] 이성구 위원장 / 기장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지난 24일)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지 못한 이 현실을 살아갑니다."
한국교회의 연대는 올해 재난 현장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올해 초, 경북 지역을 덮친 대규모 산불로 안동과 의성 일대 농가가 삶의 터전을 잃자 기독교계 NGO와 교회들은 긴급 지원금과 구호 물품을 전달했습니다.
[녹취] 김철훈 목사 / 한국교회봉사단 (지난 3월)
"하나님 다시 한 번 한국교회에 새 힘을 허락해 주셔서 우리들이 기도함으로 말미암아 함께 힘을 합하여 우는 자들을 위로하는 새로운 모습들이 우리 가운데 있게 하여 주옵소서."
단기 복구를 넘어 지역 회복 방안까지 함께 고민했습니다.
구세군 한국군국과 100여 명의 봉사단은 경북 의성지역 농가의 생계 회복을 위해 처음 해보는 마늘 수확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인터뷰] 채미숙 사관 / 구세군 노매실영문(경북 의성군, 지난 6월)
"마늘 봉사를 한다고 하지만 처음 하시는 분들이 많고 요령이 없어서 잘 못하시기는 하지만 너무 감사하다고…"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마을과 농경지가 물에 잠긴 여름 수해 현장.
교회는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습니다.
[인터뷰] 김하임 / 충남 예산군 오가초등학교 4학년 (지난 7월)
"이렇게 많이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해요."
교단 차원의 재난 대응도 강화됐습니다.
예장통합총회는 노회 중심의 권역별 재난대책위원회 구성을 추진했고, 예장합동총회는 즉각적으로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교회종합지원센터'를 열었습니다.
[녹취] 장봉생 총회장 /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지난 11월)
"더 구체적인 도움을 신속하게 또 풍성하게 이룰 수 있는 작은 한 걸음을 내딛는다고 생각합니다."
재난과 갈등으로 얼룩졌던 올 한해였지만 세상 속으로 들어가 긴 회복의 여정에 동행하는 교회의 모습만은 사회에 조용한 위로를 전했습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김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