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관련해 "수도권으로 전력을 공급할 송전선로 건설이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사실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기업과 공장의 지방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2일 오전 전북CBS <라디오X>와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 중인 송전선로 건설 반대 움직임과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송전탑 건설, 돈으로 해결 안 돼… 물리적 한계 봉착"
안 위원장은 용인 클러스터 가동을 위해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호남 등 지방에서 끌어오는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진단했다.그는 "한전 보고에 따르면 현재 건설 예정인 송전탑 54개 중 약 3분의 1인 18개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하남 동서울 변전소의 경우 8년이나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전북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구성된 반대 대책위의 성격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주민들의 요구는 보상금 문제가 아니라, 지방을 희생해 수도권에 전기를 몰아주는 구조 자체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통과됐어도 주민들의 구조적 반대를 물리적으로 뚫고 건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아직 초기 단계… 정책 변화 따라 재검토해야"
안 위원장은 이미 공장 건설이 시작된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의 경우 입지 재검토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SK하이닉스는 일반 산단에 이미 착공했지만, 삼성은 국가 산단 토지 매입이나 보상 절차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 기조가 '에너지 지산지소(생산지 소비)'로 바뀌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전력 공급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 R&D 등 핵심 기능은 수도권에 두더라도 생산 공장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내에서도 '이전 고민' 감지… 에너지 분산이 국익"
최근 김성한 기후에너지부 장관의 '용인 클러스터 지역 이전 고민' 발언 논란에 대해 안 위원장은 "대통령의 의중과 다르지 않다"고 해석했다.안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역시 남부권 반도체 육성과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강조해왔다"며 "수도권 집중은 가뭄 시 용수 공급난과 전력난을 가중시켜 오히려 국가 경쟁력을 훼손한다. 공장이 전기를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국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