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점심시간 휴무제' 시행 첫날…"불편"vs"근로 환경 개선"

2일 오전 11시 50분쯤 대구 달서구청 종합민원실에서 한 공무원이 번호표 발행기에 점심시간 휴무제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곽재화 기자

대구지역 일부 구·군 민원실들이 새해 첫날인 2일부터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부터 공무원 근로환경을 개선해 다행이라는 시민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2일 오후 12시쯤 대구 달서구청 민원실. 불과 10분 전까지 수십여 명의 사람으로 북적이던 여권팀 접수대 앞의 대기줄이 한산해졌다.

한 공무원은 번호표 발행기의 터치스크린에 점심시간 휴무제 안내문을 붙였다. 이를 본 일부 시민들은 민원대에 직접 추가 접수가 안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렇게 15분쯤 지나자 오후 12시 전까지 접수된 민원을 마무리하느라 남아 있던 직원들도 모두 불을 끄고 자리를 떴다.

한편 민원인 안내를 맡은 공무원은 민원실 안팎을 오가며 점심시간 휴무제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을 무인민원발급기로 안내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출입국 사실증명서를 떼러 왔다는 안은주(50)씨는 "회사를 다니니까 점심시간이 활용도가 가장 높아서 왔는데 점심시간이라고 (대면 접수가) 안 된 다고 하니 너무 당황스럽다"면서 "기계(무인민원발급기)로 하려니 잘 될 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여권 발급을 위해 방문한 50대·20대 모녀는 "오늘이 점심시간 휴무제를 하는지 몰랐다"면서 "점심시간 밖에 시간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시간에 방문했다가 헛걸음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시민들은 무인접수기에 붙은 점심시간 휴무제 안내 종이를 보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직원들에게 무엇인지 묻거나, 민원실 안의 시계와 스마트폰을 번갈아 보다가 망연자실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렇게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일부 주민은 공무원 근로 환경이 개선돼 다행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직장인 최영걸(56)씨는 "나도 직장인인만큼 점심시간에 민원실 직원들이 근무하면 좋다"면서도 "근무하시는 분들이 점심시간을 일정하게 지키는 것이 근로 환경에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서구 관계자는 "12시까지 접수된 민원은 모두 처리하고 가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제도가 정착되면 혼란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구청장·군수협의회는 대구 9개 구·군 전체 민원실에 점심시간 휴무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지만,실제 휴무를 실시한 곳은 달서구와 중구,달성군 등 3곳에 그쳤다.

나머지 6개 구·군(수성구·동구·남구·서구·북구·군위군)은 점심시간에 청사 민원실을 종전대로 운영한다.

6개 구·군은 행정복지센터뿐만 아니라 청사 민원실까지 닫으면 시민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고, 점심시간 휴무제를 청사 민원실까지 적용할지는 추후에 결정할 방침이다.

김규환 전국공무원노조 대구본부장은 "2022년부터 요구한 사안이지만 늦게라도 시행됐다는 점에서 환영의 입장"이라면서 "일단 오늘부터 시행해보고 구·군청 민원실을 운영하는 3개 구·군의 의견을 바탕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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