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항공기가 충돌한 콘크리트 구조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이 없었더라면 탑승객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8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로부터 제출받은 연구용역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항철위는 지난해 3월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의뢰해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이 사고 피해 규모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을 경우 사고기는 동체 착륙 후 일정 거리를 활주하며 감속해 큰 충격 없이 멈췄을 것으로 분석됐다. 둔덕이 콘크리트가 아닌 '부서지기 쉬운 구조'였다면 공항 보안 담장을 통과해 인근 논밭으로 미끄러져 나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 경우에도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분석은 확정된 조사 결과는 아니지만, 사고 피해를 키운 결정적 요인으로 콘크리트 둔덕을 지목해 온 항공업계 안팎의 문제 제기에 힘을 싣는 내용이다.
국토부는 또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시설이 공항 안전 운영 기준에 미부합했다"며 "2020년 개량사업 당시 규정에 따라 정밀 접근 활주로 착륙대 종단에서 240m 이내 구간은 부서지기 쉬운 구조로 개선됐어야 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법 위반은 없었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로컬라이저 시설 안전 규정은 2003년 제정돼 무안공항 개항 이후 적용됐으며, 2020년부터 진행된 개량 공사 당시에도 유효했다. 김 의원은 설계 용역 과정에서 '부서지기 쉬운 구조 확보 방안'이 검토 대상이었음에도 실제 보고서에는 반영되지 않았고,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이를 그대로 수용하는 등 검증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둔덕이 없었다면 전원 생존이 가능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면서 둔덕에 문제가 없다던 정부의 입장도 뒤집혔다"며 "부서지기 쉽도록 지어져야 할 둔덕이 죽음의 고개가 된 실체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설계부터 부실한 개량 공사까지 관련자들에 대해 전면적으로 수사가 확대되어야 하며 국정조사에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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