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0일 0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법 판결이 나올 경우 그간 거둬들인 관세 환급 문제로 주식·채권·외환시장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국내 증권가는 실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판결이 나오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여 즉각 환급에 나설 가능성은 낮고, 대체 관세 부과 등 정책 대응을 통해 관세 체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위법 판결 가능성 자체는 높지만 환급의 불확실성, 대체관세 부과가능성 등을 고려해 보면 2026년 미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설령 관세가 낮아진다고 가정해도 현 상황에서 미국 경제에 명확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지는 의문"이라며 "소비자 및 기업 심리개선으로 내수경기에는 플러스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순수출에는 기여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시장 영향은 중립"일 것으로 보면서도 "산업별로는 품목관세 확대 위험에 따라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위법 판결이 나오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품목관세 강화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며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상호관세율 재조정 요구를 제어하고, 대미 투자 확대를 끌어내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주요 식료품 수입국 관세 인하, 목재 가구 관세 연기 등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물가에 영향을 주는 관세에 한발 물러선 모습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품목관세가 크게 확대될 여지는 낮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 중 협상을 마무리하고 하반기에는 내수 부양에 집중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덧붙였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단기 이벤트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관세 체계의 불안정은 교역과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키겠지만, 실제 영향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한다"며 "향후 판결 결과와 정책 대응 방향에 따라 시장의 무게중심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이번 이슈는 단기 대응보다 향후 전략 수립 과정에서 주의 깊게 반영해야 할 이벤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6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시간 9일 오전 10시 대법관 비공개회의에서 사건을 논의하고 결정문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어떤 사안에 대한 판결인지는 공개하지 않아 상호관세 관련 판단이 나올지를 두고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