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장' 제시한 정부…반도체 의존·양극화 관리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를 경제대도약 원년으로 규정하며 내놓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의 핵심은 기존의 성장률 중심 접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양극화와 구조적 리스크까지 함께 관리하는 '관리형 성장'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10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방산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잠재성장률 반등을 도모하는 한편, 소득·자산 격차와 같은 양극화 문제를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끌어올려 병행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단기적인 성장률 제고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의 양극화'는 단순한 경기의 차이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이 던지는 구조적 질문"이라며 "한국은 지금 이른바 'K자형 성장'이라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함께 나누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올해 총지출을 전년 대비 8.1% 확대해 경기 회복의 마중물로 삼는 한편, 전략의 중심에 잠재성장률 반등을 두고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체 세계 2강, 인공지능(AI) 글로벌 3대 강국, 방산 세계 4대 강국 진입이 대표적 목표다.

정부가 제시한 2% 경제성장률 목표의 산정 근거로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0~70% 증가할 것이라는 최근 전망을 성장률 산정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재경부 이형일 1차관은 지난 5일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 반도체 매출 증가 전망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상향됐다"며 "이 같은 수출 회복 효과를 성장 전망에 추가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의존도가 심화되는 구조를 경계하며, 산업 구조 자체를 전환하겠다는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반도체를 축으로 하되 AI, 방산, 바이오, 콘텐츠, 녹색 전환 산업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병행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인프라·금융·규제·인력 양성을 묶은 '초혁신경제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략에서 또 하나의 축은 양극화 대응의 공식화다. 정부는 양극화를 단순한 분배 문제가 아니라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규정했다. 소득·자산 격차 확대가 소비 기반을 약화시키고, 교육·훈련 기회 격차가 인적자본 형성을 저해하며,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을 가속해 잠재성장률 자체를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업 구조 개편과 함께 지역 주도 성장, 노동시장 구조 개선,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등을 동시에 추진하지 않으면 저성장 고착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성장의 방식 자체를 조정하지 않으면 성장률 제고 역시 지속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2.1%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관측을 내놓으며, 기상 여건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제대도약 원년을 선언한 정부의 성장전략은 거시경제 관리와 잠재성장률 반등을 기본 축으로 삼되, 국민균형성장과 양극화 극복을 함께 묶은 구조로 요약된다. 다만 성장의 정의와 범위가 확대된 만큼, 정책 우선순위 분산과 재정 건전성, 광범위한 과제의 실행력은 향후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실제 정부는 광복 100주년인 2045년을 목표 시점으로 하는 '경제대도약 액션플랜'을 올해 상반기 중 내놓겠다는 계획인 반면, 기획처 주도의 '미래비전 2050' 수립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중장기 목표 시점과 정책 관리 체계를 둘러싼 부처 간 조율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재경부 강기룡 차관보는 "재경부는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완화 등 경제 구조 개혁을 중심으로 2045년 비전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맡고 있다"며 "기획처의 중장기 재정 중심 전략과는 역할이 다르며, 두 작업은 상호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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