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판매자 대출 반년 만에 182억…'고금리' 논란 확산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붙은 쿠팡 규탄 스티커. 연합뉴스

쿠팡 플랫폼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쿠팡파이낸셜의 대출 상품이 출시 약 반년 만에 누적 180억원을 넘어서며 빠르게 확대됐다. 단기간에 대출 규모가 급증하면서 플랫폼 기반 금융의 영향력이 커지는 한편, 금리와 상환 구조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쿠팡파이낸셜의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은 지난해 7월 말 출시 이후 12월까지 총 1958건이 취급돼 누적 대출금액이 181억74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잔액은 134억1400만원이며, 해당 상품은 같은 달 29일부터 신규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

이 상품은 쿠팡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최대 5천만원까지 대출해주며, 연 최대 18.9%의 금리를 적용한다. 월별 적용 금리는 지난해 7월 14.0%에서 12월 14.3%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했고, 7~12월 전체 평균 금리는 14.1%로 집계됐다. 12월 말 대출 잔액에 평균 금리를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출시 이후 약 5개월간 7억~8억원 수준의 이자 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논란의 핵심은 대출의 실질적 구조다. 이 상품은 연체가 발생할 경우 판매자의 쿠팡 정산금에서 원리금을 우선 회수하도록 설계돼 있다. 평상시에도 판매자 매출의 일정 비율(5~15%)을 정산일에 맞춰 자동으로 대출 상환에 충당하는 방식이다. 상환 재원이 플랫폼 내부에서 사실상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담보대출에 준하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금리는 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 수준으로 책정됐다. 쿠팡이 플랫폼 운영자로서 입점업체의 매출과 정산 흐름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일반적인 신용대출보다 위험이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플랫폼의 거래 데이터와 정산 시스템을 통해 상환 안정성을 확보하고도 고금리를 적용했다면, 그 타당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뜻이다.

쿠팡 측은 해당 상품이 중·저신용자 등 금융 접근성이 낮은 판매자를 위한 상품이어서 고금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용자 가운데 89.4%가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이며, 절반 가까운 48.9%는 월평균 매출이 천만원 이하라는 설명이다. 여신전문금융업자로서 시중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해당 상품은 월 매출 50만원 이상, 판매 이력 6개월 이상 등 일정 수준의 영업 지속성이 확인된 판매자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플랫폼 구조가 신용 리스크를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저신용자 대상'이라는 이유로 고금리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 "쿠팡 플랫폼 입점 판매자 중 신용등급이 낮은 자영업자에게 대출을 쉽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실상은 최대 18.9%라는 사악한 금리를 적용해 돈놀이를 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경쟁 플랫폼 및 금융권 상품과 비교하면 쿠팡파이낸셜의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운영 중인 입점 사업자 대상 대출 상품들은 쿠팡파이낸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캐피탈의 관련 상품은 지난해 평균 금리가 12.4%에 그쳤다. 우리은행은 연 6%대, IBK기업은행은 3%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쿠팡파이낸셜의 대출 금리가 시중 금융권은 물론 경쟁 플랫폼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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