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레종'으로도 잘 알려진 성덕대왕신종의 음향·진동 특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대표 범종의 뛰어난 보존 상태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해 9월 실시한 성덕대왕신종 정기 타음조사 결과, 종의 음향과 진동 특성이 과거 조사와 비교해 유의미한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덕대왕신종은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국보급 문화유산으로, 제작 당시의 원형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번 조사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추진하는 5개년 정기 타음조사의 첫해 조사로 이뤄졌다. 1996년과 2001~2003년, 2020~2022년에 실시한 조사 자료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보존 상태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박물관은 고유주파수와 진동모드, 맥놀이 등 주요 음향·진동 특성을 정밀 분석해 종 내부 구조의 변화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 결과 성덕대왕신종의 고유주파수는 과거 측정값과 비교해 ±0.1% 이내의 미세한 차이만을 보여, 기온과 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특히 맥놀이는 과거 조사와 동일한 패턴과 주기를 유지해, 종 내부 구조에 변형이 없음을 확인했다.
이는 1996년 최초의 진동·음향 특성 조사 이후 약 30여 년 동안 종의 구조적 안정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돼 왔음을 의미한다.
초고해상도 촬영을 통한 표면 상태 점검에서도 균열이나 손상 등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아 정기적인 보존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져 왔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평가된다.
다만 박물관은 성덕대왕신종이 야외 전시 환경에 놓여 있어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보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 보다 안정적인 전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전시 환경 개선과 전용 전시공간 건립 검토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앞으로도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과학적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후와 환경 변화에 대비한 보존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