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재해보험 가입 대상을 2400만 명까지 확대하고, 산재급여를 신속하게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용노동부는 12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주요 노동 현안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일터 민주주의' 실현과 노동 격차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추진 과제를 점검했다.
이날 오후 업무보고에 나선 근로복지공단은 소음성 난청과 직업성 암 등의 업무상 질병 처리 기간을 올해 160일, 내년까지 120일로 단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6월 업무상질병 개선 태스크포스(TF) 가동으로 처리 기간을 255일 앞당긴 데 이어, 올해는 소음성 난청과 직업성 암 등 특수질병에 역량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소음성 난청 거점센터를 7개소로 확대하고 특수질병 집중화센터를 신설한다. 또 재해조사서와 심사의견서 자동 작성 등을 포함한 'AI 대전환(AX)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산재보험의 사회적 안전망도 한층 강화한다. 지난해 2276만 명이었던 산재보험 가입자를 올해 자영업자와 노무제공자 등을 포함해 2400만 명까지 늘리고, 산재 노동자의 직업 복귀율을 3년 내 8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퇴직연금인 '푸른씨앗' 가입 대상을 10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하고, 도산 대지급금 지급 범위와 노동복지카드 시범사업 등을 통해 노동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지원을 넓히기로 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재 예방을 위해 1조 7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 계획을 보고했다. 특히 경영이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433억 원 규모의 '소규모 특화 안전일터 조성사업'을 신설하고, 추락·끼임·부딪힘 예방 설비를 집중 지원한다. 현장 점검을 강화하기 위해 안전일터 지킴이 1천 명을 투입하며, 건설일용직과 외국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안전교육도 확대한다.
건설 및 고용 서비스 분야에서도 혁신이 이뤄진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공공 공사에 적용 중인 임금직접지급제를 민간까지 확대하기 위한 법 개정을 지원하고, 적정임금제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3분기에 추진한다. 노사발전재단은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주 4.5일제 특화 컨설팅'을 제공하며, 한국고용정보원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일자리 매칭 서비스인 '펌케어'를 고도화해 채용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
앞서 오전 보고에서는 AI 인재 양성이 집중 논의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중소기업 노동자 10만 명에게 AI 기초 훈련을 지원하고 대기업 인프라를 활용한 AI 특화 훈련센터 20개소를 신설하기로 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모든 교육과정에 AI 교과를 편성하고 카이스트와 협업해 피지컬 AI 실습실을 구축하는 등 첨단산업 인재 2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산하기관의 핵심 역할은 위험과 임금, 복지 등 노동시장의 격차를 해소해 '일터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현장의 위험 격차 해소에 총력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김 장관은 업무보고 후 토의 시간에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게 "소의 이익이 없는데 쿠팡이 왜 행정소송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며 현재 소송 진행 상황을 물었다.
박 이사장은 "산재 사고는 개별 실적 요율에 영향이 있지만, 질병은 반영이 안 된다"면서 "이 때문에 이전에도 비슷한 행정소송을 할 때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기각됐고, 이번에도 각하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이후 고용노동교육원과의 토의 시간에도 "쿠팡이 산재를 은폐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등 여러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런 작은 것들을 막지 못하니 엄청난 정보 유출로까지 이어졌다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