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과감히 상폐 추진…"4년 안에 230곳 퇴출 가능"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 상장폐지 조건을 대폭 강화하면 2029년까지 약 230개 기업이 퇴출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추산 결과를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한국거래소 등 산하 금융유관기관 업무보고를 받고 자본시장 활성화 및 금융인프라 내실화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는 2028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500억 원 미만이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매출액은 2029년 기준으로 300억 원을 넘어야 한다.

코스닥 시장 상장사는 시가총액 300억 원 미만이면 퇴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매출액은 10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

거래소는 다른 변수를 제외하고 시가총액과 매출액 상향 기준만 적용할 경우 2029년까지 약 230개 기업이 퇴출 조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약 8% 수준이다.

거래소는 "해외 주요 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상장사 수는 여전히 많은 편"이라며 "다산다사(多産多死) 원칙에 따라 다양한 부실기업 조기 퇴출 방안을 정책당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따른 여러 반발이 있겠지만 변화의 의지를 갖추고 확실하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계좌별 조사 시스템을 개인별 조사로 전환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조사 역량 강화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 대응 속도를 크게 개선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상거래 적발부터 심리까지 걸리는 기간이 통상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될 것으로 거래소는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잇따른 전산·보안 사고에 대응해 금융 인프라 전반의 보안 체계도 점검했다. 특히 금융보안원은 사전 예방 중심의 보안 관제 강화 방안을 보고하며, 공격 탐지 단계부터 AI를 활용한 상시 감시 체계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쿠팡 사태처럼 금융 외부에서 발생한 보안 문제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금융보안원이 기존 금융권 범위를 넘어 다양한 위험 요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거래소 외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보험개발원, 금융결제원 등 총 7개 기관이 참석했다. 금융감독원은 보고 명단에 빠졌다. 금융권에서는 '실세 원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고시 동기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전자주주총회 활성화와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 준비 상황을 보고했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와 대안신용정보 활용 확대 계획을, 금융결제원은 개인사업자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확대와 국가 간 QR결제 도입 추진 현황을 등을 각각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은 실손 24 연계 확대를 위해 미참여 요양기관 제재 조치 등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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