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원내 사령탑과 일부 최고위원이 교체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여권의 시선이 복잡다단해졌다.
일각에서는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 구도', '친청 강화' 등의 표현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청와대에서는 '친명 대 친청'과 같은 구도는 없다며, 소통 강화의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원내대표·정무수석 '선후배' 우상호·한병도…李 "적임자가 당선"
청와대 우상호 정무수석비서관은 12일 국회를 찾아 한 원내대표를 접견했다.
여당에서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된 만큼 당청 관계를 조율하는 정무수석으로서 당연한 발걸음이었지만, 이날 회동의 초점은 이른바 '케미'에 맞춰졌다.
한 원내대표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공감대를 토대로 민심의 쓴 소리는 가감 없이 전달하고, 정부의 국정 철학은 입법과 예산으로 확실히 뒷받침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며 우 수석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그러자 우 수석도 "'아주 적임자가 당선됐다'고 기뻐하시면서 '잘 소통하라'고 하셨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을 언급하며 "집권당 원내대표에 이르기까지 안 맡아본 당직이 없고, 안 맡아본 일이 없는 유능한 정치 지도자가 원내대표가 됐다는 게 굉장히 반가운 일"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한 원내대표와 우 수석은 운동권 선후배이자, 각자 청와대 정무수석과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본 경험이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복잡해진 정치권 시선…최고위 새 구성도 '친청'에 무게감?
다만 이른바 '발 넓은' 한병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다소 복잡해진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한 원내대표가 특유의 친화력으로 당청과 두루 소통에는 나서겠지만, 이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의 의중을 깊이 반영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깊은 인연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친문'으로 분류되는 데다, 취임 이튿날인 이날에는 주요 현안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를 반영할 뜻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같은 날 신임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3명의 인사들 중 이성윤 의원과 문정복 의원 모두 검찰개혁 등 현안에 대한 당내 강경파로 분류되고 있어 당정청 간 불협화음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靑 "무슨 친명-친청 싸움인가"…與내서도 "鄭 독주 못할 것"
다만 청와대는 '친명-친청'이라는 시각은 존재할 수 없는 구도라며 이 같은 우려를 정면 반박했다.
당내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비당권파, 주류와 비주류 등의 구분은 가능하겠지만,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갈등을 빚는 사이가 아닌데 이분법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관계, 여당 내부로 찾아보면 친문 대 비문, 친명 대 비명과도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중심제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나온 초·재선 의원들이 무슨 친명-친청 싸움을 했겠느냐"며 "여당은 전체적으로 다 친명이고, 그 안에서 '친청파와 비친청파가 싸웠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세부 사안별로도 이견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김병욱 정무비서관은 이날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안에 대해 "당내 다양한 의원 사이에서 검찰개혁, 그 가운데 중수청·공소청과 관련한 여러 의견이 있지만 당정 간 이견은 없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도 이성윤·문진석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으로 지도부에 친청계 비중이 커졌지만, 당내에선 신임 원내지도부가 견제력을 가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원내대표가 친문계 핵심 그룹 출신이면서도, 지난 대선 경선 때부터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에 청와대와의 소통이 더 원활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이 대통령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천준호 의원을 원내운영수석부대표로 발탁했는데, 이에 대해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한병도-천준호 라인업이면 정 대표도 마냥 독주하기만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