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전만 수백억…제주-칭다오 항로 투자심사 패스 논란

물류비 감소 기대했지만…물동량 적어 매년 손실보전만 수십억
"법률 규정한 투자심사 패스" 주장에…제주도 "위법 아냐" 반박

제주-중국 칭다오 항로를 운항하는 국제 화물선. 제주도 제공

물동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제주-중국 칭다오 신규항로. 제주도가 앞으로 3년간 중국 선사 측에 화물선 운항에 따른 손실보전금으로 최대 225억 원을 보전해주기로 해 비판받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제주도가 법률상 규정된 투자심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위법 논란이 불거졌다.
 
◇장밋빛 전망?…손실보전금만 수백억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와 중국 칭다오 해상을 잇는 국제 화물선 정기항로가 지난해 10월 16일 개설됐다. 제주항이 1968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57년 만에 국제 컨테이너선이 정기 운항하게 된 것. 제주도는 "제주항이 명실상부한 국제무역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제주-중국 칭다오 직항로 개설로 물류비용과 운송 기간이 크게 줄어 제주의 수출입 물류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현재 장밋빛 전망보다는 우려가 크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국제 화물선이 모두 12차례 왕복 운항했지만, 수출입 물동량은 292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 크기)에 불과하다. 1항차당 평균 24.3TEU로 손익분기점인 1항차당 물동량(220TEU)의 11% 수준이다. 특히 올해 첫 출항을 빈 배로 했고, 3개월 사이 세 번째다.
 
제주-칭다오 항로 국제 화물선 취항식. 제주도 제공

중국 선사인 산둥원양해운그룹주식유한공사와 항로 운항에 따른 손실금을 3년간 지급하기로 한 계약도 당면한 문제다. 현제 추세(1항차당 평균 24.3TEU)라면 중국 선사에 줘야 할 손실보전금은 최대 225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까지 중국 선사에 용선료와 손실보전금으로 17억 원을 줬다.
 
경제적 효과도 미미하다. 현재 기준 매년 손실보전금이 67억 원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적 효과는 1억7340만 원에 불과하다. 제주도 목표치대로 연간 수출 물동량이 800TEU로 늘어나 손실 비용이 연간 45억 원으로 줄어들더라도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6억7200만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 투자심사 패스?…위법 논란
 
특히 제주도가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투자심사'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위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 협정에 나온 손실보전금은 지방재정법상 '예산 외 의무부담'에 해당해 그 타당성에 대한 투자심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받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국민주권 도민행복 실천본부는 이날 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투자심사의 핵심은 경제성이다. 칭다오 화물선 사업은 정부 투자심사를 받았다면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고 사업 추진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투자심사라는 시스템마저 무력화시킨 결과는 혈세 낭비뿐"이라고 지적했다.
 
'예산 외 의무부담'은 지출 금액이 확정돼 있지 않아 당장 예산을 편성할 수는 없지만 조건에 따라 지자체가 장래에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협정 등을 뜻한다. 다만 지방재정법 37조(투자심사)를 보면 '법령과 조례에서 규정한 의무부담'일 경우 투자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국민주권 도민행복 실천본부 기자회견 모습. 고상현 기자

제주도는 항만 관리·운영 조례상 '도지사는 안전한 항만운영과 해상 교통·운송 편의 증진을 위한 사업에 대해 필요한 경비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해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 협정이 '조례에서 정한 의무부담'에 해당해 투자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행정안전부는 제주도에 '예외조항 근거로 든 조례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 제주-칭다오 항로개설 협정과 관련해 조례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며 투자심사 대상이라고 회신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조례에 근거한 협약체결은 투자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협약체결과 재정지원 예산 근거가 제주도 조례에 마련돼 있고, 도의회 의결을 거쳐 항로개설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했다. 다만 행정안전부 판단이 달라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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