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국가들이 이란에 대해 군사개입을 하지 말라며 미국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카타르 등 이란의 라이벌인 일부 아랍 국가들이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테헤란 공격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는 걸프국들의 대미 로비 활동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이란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석유 시장을 흔들고 결국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거라는 점을 백악관에 설득 중이라고 아랍 국가 관리들이 WSJ에 전했다.
미군이 이란을 공격하면 전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항행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다.
동시에 대다수 걸프국은 경제뿐 아니라 이란 정권이 무너질 경우 자국 내 정치적 후폭풍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자국 내 시위를 촉발하는 것은 물론 시위대 탄압의 역사가 재조명되는 일을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실제로 사우디는 자국 언론에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에 관한 보도와 지지 표명을 제한할 것을 지시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는 향후 군사 분쟁이 일어나더라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 공습을 위한 미군의 영공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란 정부를 안심시키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에서 주사우디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래트니는 WSJ에 "사우디는 이란 정권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동시에 불안정을 극도로 싫어한다"며 "이란 체제 교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그들이 결코 원하지 않는 순간에 어마어마한 불확실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닐 퀼리엄 부연구위원도 "아랍 걸프국들로서는 반정부 시위가 막을 내리고 이란 내부에서 자체적인 개혁을 이루는 동시에 미국의 협상으로 모든 사태가 진정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