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의 삶과 예술을 입체적으로 조명한 평전 '샤를 보들레르: '악의 꽃' 시인이 들려주는 예술가의 삶과 현대적 감성의 탄생'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2001년 출간 됐다가 절판된 '지상의 낯선 자 보들레르'의 제목과 문장을 다듬고 화보를 보강했다.
국내 보들레르 연구의 대표적인 학자인 저자가 평생에 걸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시집 '악의 꽃'의 보들레르를 한 인간이자 예술가로 복원한다. 저자는 "보들레르만큼 자신의 작품을 몸소 살았던 작가도 드물다"며, 그의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 실천이었다고 말한다.
방탕과 규율, 신비주의와 냉소, 이상과 타락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 보들레르의 내적 투쟁은 그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로 제시된다.
이 책은 단순한 연대기적 전기에서 머물지 않고 '악의 꽃'과 '파리의 우울'이 탄생한 배경, 보들레르 특유의 댄디즘 미학, 현대적 감수성의 형성 과정을 삶의 장면과 함께 엮어낸다. 특히 보들레르가 외젠 들라크루아를 옹호한 미술평론가이자 바그너를 지지한 음악비평가였으며, 에드거 앨런 포를 프랑스에 소개한 번역가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의 예술적 촉수가 시를 넘어 확장돼 있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보들레르를 19세기에 머문 시인이 아니라 20세기 모더니즘의 문을 연 '지금도 현대적인 작가'로 위치시킨다. 개인적 시선과 감각을 통해 세계를 재구성한 그의 태도는 랭보와 베를렌을 거쳐 이후 현대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빅토르 위고가 "당신은 새로운 떨림을 만들어냈다"고 말한 이유도 이 지점에서 설명된다. 보들레르라는 이름 너머의 삶과 감성을 깊이 있게 담았다.
윤영애 지음 | 민음사 | 4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