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단식 승부수에 허 찔린 한동훈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통일교 및 공천뇌물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돌연 단식에 들어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에 통일교 특검 수용을 촉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한동훈 전 대표 징계 문제로 책임론이 제기되자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장 대표가 내세운 표면적 사유는 통일교 특검법이다.

장 대표는 "(2차 종합) 특검법의 무도함과 통일교·공천뇌물 특검법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의 무도함이 제 단식을 통해 국민께 더 강력히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수도권 지역구 한 의원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일 테니 응원하는 게 도리"라고 밝혔다. 다만 "단식할 만한 일이 맞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전하면서다.

당내에선 리더십 위기를 회피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해석이 많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장 대표가 2차 특검을 내걸었지만, 그건 갑자기 불거진 이슈가 아니지 않느냐. 전반적 상황을 정무적으로 계산했을 것"이라며 "단식도 출구전략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특히 장 대표가 단식 돌입 직전 한동훈 전 대표 제명에 대한 지도부 의결을 미뤘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 친한동훈계 인사는 "장 대표가 여론에서 사면초가에 빠졌지만 단식에 들어가면, 거기 가서 '왜 그랬냐'라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며 쓴웃음을 삼켰다.

대여 압박 차원에서 곡기를 끊은 장 대표를 바로 공격하기가 구도 상 애매해졌다는 얘기다.

친한계는 물론 계파색이 옅은 쇄신그룹, 나아가 친윤석열계 중진들까지 "제명은 과하다"는 의견을 쏟아내자 책임론이 장 대표 본인에게 제기될 걸 우려해 시선을 외부로 돌렸다는 시각이다.

장 대표가 지난 연말 계엄 1년을 맞았을 때도 사과 입장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 안팎의 비판이 나오자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통해 국면을 넘겼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제명 사태로 촉발된 성난 여론은 장 대표가 단식을 한다고 해서 잠재워질 것 같지는 않다"며 "보수·중도 유권자들이 실망해 선거를 포기하거나 우리를 심판하기로 결심할 수도 있는 중차대한 위기"라고 꼬집었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도 "(현 상황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민생을 챙기고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내가 알았으면 말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더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원래 내부 수습이 잘 안되면 바깥으로 총부리를 겨누는 법"이라며 "가장 단순하면서 어리석은 회피법"이라고 장 대표를 비꼬았다.

통일교 특검 논란을 촉발한 당사자인 전재수 의원은 "밥 며칠 굶는 것 말고 정치생명을 걸라"며 "이를 거절한다면 단식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고조되고 있는 장 대표 개인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정치기술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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