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체포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사건에 대해 1심 선고를 받는다. 총 8개의 형사재판 중 첫 선고로, 법원은 사회적 관심도 등을 고려해 방송 중계를 허가했다. 이번 선고는 향후 있을 내란 재판 선고에 일부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을 연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게 한 혐의를 받는다.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외관만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계엄 해제 후 계엄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를 파쇄해 폐기한 혐의도 있다.
계엄과 관련한 허위 사실이 담긴 PG(프레스 가이던스·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하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7월 해당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한 내란 특검팀은 지난달 26일 결심공판에서 총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체포 방해 혐의에 징역 5년, 국무위원 심의·의결권 침해 및 외신에 허위사실을 전파한 혐의, 비화폰 증거인멸 혐의에 징역 3년,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에 대해 징역 2년이 각각 구형됐다.
특히 체포 방해 혐의 징역 5년은 양형기준(가중구간 징역 1~4년)보다 무거운 구형이다. 특검팀은 구형 의견에서 "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사병화해 영장 집행을 물리력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저지하도록 한 것으로 전례가 없는 공무집행방해 형태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또 "이 사건은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사유화한 중대 범죄"라며 "국민의 신임을 저버리고 본인 범행을 반성하기는커녕 불법성을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대통령 경호는 아무리 지나쳐도 과하지 않다"면서 "공수처는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다가 내란죄를 인지했다고 하는데 직권남용에 대해서도 수사권이 없다"며 공수처 수사의 위법성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적법한 공무집행' 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 윤 전 대통령 지시나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 등의 판단과도 연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당시 공수처가 청구한 체포영장을 법원이 발부해 집행한만큼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이 전면으로 부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구형량에 근접한 선고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 전 진행된 국무회의 등에 대해선 절차적 하자 여부 등을 따지게 된다. 이러한 쟁점들은 비상계엄 관련 본류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서도 중요한 사안들인만큼 향후 있을 내란 재판 선고에 일부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선고는 윤 전 대통령의 8개 재판 중 첫 선고다. 법원은 방송사의 중계방송 신청을 허가했다. 사건의 사회적 관심도와 공공의 이익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선고 당일 법정 상황은 법원 자체 장비로 촬영한 뒤 방송사에 실시간 송출된다. 다만 법원은 기술적 사정에 따라 송출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 생중계는 이번이 세 번째다. 법원은 지난 2018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과 같은 해 7월 열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 선고공판의 생중계를 허용한 바 있다. 2018년 10월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횡령·뇌물 사건 선고가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