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침투 무인기' 尹대통령실 출신 30대 청년들…이적죄 가능?

李 "중대 범죄" 수사 지시 6일 만에 군경TF 용의자 특정
용의자 A씨 소환되자 대학 선배 B씨 "내가 했다" 주장
두 사람 모두 尹대통령실 근무 이력…보수단체 활동도
北무인기 대응하는 민간 무인기 제작회사 설립·운영
일반이적죄, 항공안전법·남북교류법 위반 등 가능성

한 보수 유튜버 채널에 출연한 B씨. 유튜브 영상 캡처

북한에 민간 무인기가 침투된 사건에 대해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수사망을 좁히면서 유력 용의자 두 명이 특정됐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대학 선후배로 보수단체 관련 대외활동을 해왔으며, 북한의 남한 무인기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무인기 제작사를 설립·운영해온 인물들이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군경TF는 지난 16일 북한에 민간 무인기가 침투된 일과 관련해 용의자 A씨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 12일 군경TF가 구성된 지 나흘 만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6일 A씨를 소환 조사한다는 사실을 공지하면서도 관련 내용을 일체 보안에 부쳤다. 경찰 관계자는 "남북 관계 등 사안의 민감성과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 내용은 모두 보안"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같은날 30대 대학원생이라고 밝힌 남성 B씨가 마스크만 쓴 채로 방송 인터뷰에 나와 자신이 북한에 무인기를 날린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채널A 뉴스에서 "제가 정말 비행기를 날렸다"면서 "(북한에서 공개한 사진 속 무인기의 무늬가에 대해) 내가 칠했다. 그런 무늬가 지구상에 또 있기 힘들다. 북한에 있는 분들이 보지 않길 바라서 일종의 위장색을 제가 칠했다"고 말했다.

A씨와 B씨는 서울의 4년제 S대학 선·후배 사이다. 기계항공우주공학부 소속으로 A씨는 항공우주공학과를, B씨는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B씨가 A씨보다 학번은 더 높으며, 이들은 2020년 통일 관련 청년단체를 조직해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또 B씨는 2015년 '자유경제원'이 주관한 '제1회 자유주의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보수 성향의 청년 단체 한국대학생포럼 회장도 맡았다. 그해 박정희 기념재단에서 '우남이승만애국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두 사람은 모두 '에스텔엔지니어링'이란 회사에 관여돼 있다. 에스텔엔지니어링은 2022년 북한이 한국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던 사건에 반발해 A·B씨와 그 주변 사람들이 힘을 합쳐 만든 민간 무인기 제작 회사로, S대 창업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았다. A씨는 에스텔엔지니어링 등기 이사로 명시돼 있으며, B씨는 2024년 3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해당 회사의 이사로 소개한 바 있다.

이들은 또 윤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며 뉴스 모니터 등을 담당했다고 한다. 다만, 행정 요원인 데다, 재택 근무를 하는 날도 꽤 있어 대통령실 행정관이나 비서관 등과 교류가 잦은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B씨를 아는 대통령실 출신 인사는 "온화하고 바른 성품으로 주변에 좋은 인상을 줬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최근 뉴스에서 그가 직접 무인기를 날렸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평화·안보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적죄 가능할까

북한이 주장한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된 한국 무인기. 연합뉴스

A씨와 B씨가 민간 무인기를 제작 그리고 북한으로 보낸 정황이 짙어지면서 군경TF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지난해 9월과 지난 4일 한국이 침투시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날(지난 10일) "한반도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바 있다.

우선 B씨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총 세 차례 보냈으며, 두 차례는 회수하지 못했다고 한다. 무인기를 보낸 목적은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 방사선 유출 의혹이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가 강조한 점은 두 가지다. 군사 기밀 시설을 피해 무인기를 날렸다는 점과 A씨와 공모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B씨는 채널A 인터뷰에서 "(A씨는) 북한에 날릴 것이란 생각은 못했을 것이고, 그걸 팔았던 친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일반이적죄와 항공안전법 위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군사경찰 출신인 법무법인 현답의 유영무 변호사는 "무인기를 북한에 보냈다는 점에서 수사 초기에는 일반이적죄 적용 여부를 중심으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무인기 운용 목적과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 침해 여부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이후에는 무인기 중량과 비행 승인 여부 등을 따져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수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이적죄는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제공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군법무관 출신인 법무법인 일로의 김현욱 변호사는 "해당 무인기는 초경량 비행장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항공안전법 제129조 및 제161조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물품을 북한으로 보내거나 가져올 때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무인기라는 물체를 북한 영토 내로 진입시킨 행위는 정부의 승인 없는 무단 물품 반출에 해당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군형법 적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군법무관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는 "허가 없이 항공기를 운항한 행위는 군형법상 비행군기위반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특히 북한 지역으로의 비행은 정전협정 체제하에서 유엔군사령부 승인 대상이어서 개인의 동기와 무관하게 범죄 성립 여부가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민간인 신분인 만큼 군형법을 전면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률사무소 호인의 김경호 변호사는 "민간인에게 군형법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이륙 장소가 군사 통제구역 내부였다면 군형법상 초소침범죄가 문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장된 드론을 임의로 띄워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군 당국의 오인이나 불필요한 대응을 유발했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성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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