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을 상대로 200억 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일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자신들 돈 2억 원만 들여 건물 7채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3단독 심재남 부장판사는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전세사기 일당 주범 A(40대·남)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공범 B(30대·남)씨와 C(50대·여)씨, D(20대·남)씨에게는 각각 징역 12년, 10년, 3년을 선고했다.
이들 일당은 2018년 7월부터 2024년 2월까지 부산에서 오피스텔 7채를 사들인 뒤 임대하며 임차인 250명에게 보증금 208억 94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또 보증보험을 가입하기 위해 부채 비율과 임대차보증금을 실제보다 낮게 허위로 기재한 임대차 계약서 85장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제출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 일당은 대출금과 임차인 전세 보증금으로 건물을 사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건물을 사들였다. 이들은 부산 동래구와 부산진구, 연제구, 해운대구 등에 오피스텔 7채를 사는데 296억 원가량을 썼지만, 자신들 돈은 2억 원만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건물은 대출금과 전세 보증금을 합치면 시세를 넘는 이른바 '깡통 건물'이었다. 건물을 팔아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었지만, 이들은 "자산가여서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은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이들 일당은 임차인에게 받은 보증금을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주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건물을 계속 임대했다.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은 개인 생활비나 채무 변제, 외제차 리스 비용 등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A씨 형사 합의금과 변호사 비용 등에도 38억 원을 사용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대 사회초년생 또는 신혼부부였다. 이들은 보증보험을 믿고 전세를 계약했지만, 제출 서류가 위조된 사실이 드러난 이후 HUG가 보증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취소해 추가로 피해를 봤다.
심 부장판사는 "다수 임차인을 기망해 보증금을 가로채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 수가 많고 피해액도 200억 원을 넘으며, 대부분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