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야욕에 유럽 미군기지 폐쇄?

유럽은 안보 포기, 미국은 작전기지 상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대서양 동맹
트럼프 추가 관세 방침에 유럽 8개국도 '발끈'
유럽, '무역 바주카포' 통상위협대응조치(ACI) 카드 '만지작'
'안보우산' 포기하고 유럽 내 미군기지 폐쇄 가능성까지
이번 주 다보스 포럼 트럼프-유럽 정상 회동 주목

그린란드.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 움직임에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80년 넘게 이어져 온 군사·가치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대서양 무역전쟁은 물론 최악의 경우 유럽 내 미군기지 폐쇄라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안보 우산' 철수를, 미국 입장에서는 러시아·중동·아프리카는 물론 전세계에 대한 전방 작전 기지 상실을 의미한다.

'그린란드 확보 때까지 가만있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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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7일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유럽 8개 국가를 상대로 다음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EU, 영국과 각각 무역협정을 맺고 EU산 수입품에 15%, 영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추가 관세 부과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매우 위험한 게임을 벌이는 국가들은 감당할 수 없고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위험을 초래했다"며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국을 콕 집었다.

이들 국가들은 그린란드 주요 시설 방어를 위한 '북극의 인내 작전'(Operation Arctic Endurance) 을 수행하면서 소규모 병력을 파견해 일종의 '무력시위'를 벌였다.

결국 트럼프의 추가 관세 부과 언급은 미국이 그린란드 인수를 마칠 때까지 유럽 국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원하고 있다. 덴마크는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논리도 거듭 반복했다.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유럽 국가들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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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병합 야욕과 연계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방침에 유럽도 즉각적인 보복 조치 카드를 꺼내들며 맞대응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EU)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27개 회원국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 미국·EU 무역 협상 과정에서 준비된 930억유로(약 159조원) 규모의 대미 보복 관세 패키지가 테이블에 올랐다.

EU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항공기와 자동차, 버번위스키 등 미국의 주요 수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했는데 협상이 타결되면서 시행되지는 않았다.

이와 별개로 '무역 바주카포'라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의 발동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영국 BBC 방송과 AFP·DPA 통신 등은 이날 엘리제궁 소식통들을 인용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접촉해 ACI 발동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을 상대로 서비스와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 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로 지난 2023년 도입됐다.

로이터는 EU 대사들이 보복 조치에 대해 일부 합의를 봤다고 보도했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됐다고 전했다.

EU는 오는 22일쯤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해 미국의 관세 위협과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침을 논의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할 계획이다.

NYT 캡처

유럽, 미국 군사기지 폐쇄 가능성까지

트럼프의 추가 관세 부과 방침에 유럽 8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위험한 소용돌이를 초래해 대서양 동맹을 훼손한다"며 "덴마크, 그린란드 주민들과 전적으로 연대한다"고 밝혔다.

"유럽인들이 단합해 조율된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완전히 잘못된 일"(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등 유럽 정상들의 발언 수위도 갈수록 쎄지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유럽이 미국 유럽사령부에 대한 지원중단과 역내 미군 주둔 기지 폐쇄·통제를 추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유럽 31곳에 6만7500명 규모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데 러시아·중동·아프리카에 대한 전략 요충지인 동시에 최전방 작전기지로 통한다.

유럽의 미군기지가 폐쇄된다면 미군은 전세계 정보 자산의 절반을 상실할 수도 있다.

반대로 유럽 국가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안정적으로 구축된 대(對) 러시아 '안전보장' 카드를 잃게 된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충돌 불똥이 본격적으로 미 군사기지 폐쇄로까지 옮겨붙으면 '대서양 동맹' 붕괴는 시간문제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다보스 포럼)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쯤 포럼 연설에 나서는데 유럽 주요 정상들 역시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이 그린란드와 관세 이슈 등을 놓고 재충돌하거나 합의점을 모색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대미 수출 의존도와 미국의 안보 지원이라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양측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관리들이 트럼프의 위협에 보복보다는 협상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유럽의 강경한 대응과 보복이 자칫 유럽의 경제와 안보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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