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성호가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 패배로 8개월 뒤 열릴 아시안게임 4연패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에 0-1로 졌다.
이번 대회는 오는 9월 열리는 2026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대회 4연패를 노리고 있다. 이에 이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 이상의 성과는 내야 한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남다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행보는 시종일관 불안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완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이란이 레바논에 패하는 행운이 따르며 조 2위로 간신히 토너먼트에 턱걸이했다. 8강에서는 호주를 2-1로 꺾으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준결승에서 만난 일본의 조직력 앞에 다시 한계를 드러냈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대회 최초 2연패와 통산 3회 우승을 노리는 강력한 우승 후보다. 2년 뒤 LA 올림픽을 겨냥해 두 살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렸음에도 조별리그 10골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이들보다 두 살 많은 이민성호는 무기력했다. 볼 점유율에서 54%로 근소하게 앞섰을 뿐, 경기 내내 주도권은 일본이 쥐었다. 한국은 일본보다 5개나 많은 12개의 슈팅을 허용하며 흔들렸고, 결국 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고이즈미 가이토에게 통한의 선제 결승골을 허용했다. 이후 반격에 나섰으나 끝내 일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문제는 다가올 아시안게임이다. 대회 4연패를 노리는 한국에 일본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아시안게임 본선에서는 양민혁(코번트리)과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유럽파 핵심 자원들이 합류하며 전력이 보강될 예정이지만, 일본 역시 같은 조건으로 나선다. 일본이 LA 올림픽 세대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더라도,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전력상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확인한 결과다. 유럽파 합류라는 막연한 희망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전술적 보완과 철저한 전력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의 무기력한 모습이 반복된다면 아시안게임 4연패는커녕 일본의 우승 잔치를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