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국가유산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고발했다. 또 이를 막지 못한 책임자인 궁능유적본부장은 직위 해제하고,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청했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한 자체 특별감사 결과 김씨를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문화유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김씨가 "대통령실을 앞세워 국가가 관리하는 재화와 용역을 사적으로 사용·수익하고, 국가유산 관리 행위를 방해했다"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11월 최보근 차장 직속으로 특별감사반을 구성해 윤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씨의 국가유산 관련 사항을 조사해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2월 종료돼 경찰에 인계된 특별검사 수사와는 별도로 국가유산청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특별감사 결과 김씨에 관한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김씨가 2024년 9월 국가 공식 행사나 외빈 방문에 따른 영부인 접견이 아닌 사적인 목적으로 종묘 망묘루에서 차담회를 열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의 국가유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월권해 국가 공식 행사로 추진하던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행사에 대해 사전 점검을 하거나, 단순 전시 관람을 넘어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를 시찰하는 등 영부인의 권한을 벗어난 업무를 수행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아울러 휴관일에 사적 차담회를 개최하고, 사전 점검 과정에서 경복궁 근정전 어좌에 앉는 등 국가유산청의 관리 행위를 방해한 점도 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국가유산청은 김씨의 이런 행위가 형법 제136조(공무집행방해),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청탁금지법 제5조(부정청탁의 금지), 문화유산법 제101조(관리행위 방해 등의 죄)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사적 차담회 당시 그 목적을 알리지 않고 국가유산청 직원들을 배제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등 국가유산의 사적 유용을 막지 못하고 직무를 수행하도록 한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직위 해제했다.
한편 이번 감사 조치에는 궁궐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재현 공예품 등 정부미화물품에 대해 별도의 관리 규정을 조속히 마련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