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산불 민간조사단 "숲가꾸기·임도 확대가 피해 키워"

안동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해 발생한 경북 산불 원인 민간조사단의 조사 결과, 산림청의 산불 예방책이 오히려 피해를 확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환경운동연합과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홍석환 교수 등으로 구성된 민간조사단은 21일 발표한 '경북산불 피해 영향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산림청 등이 시행한 간벌(인위적 숲가꾸기), 임도 조성 사업 등이 산불을 오히려 확장시켰다"고 밝혔다.

먼저, 산림청이 산불을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실시하는 간벌(나무를 솎아내는 작업)이 산불 피해를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북 산불 피해 지역 내 1050개의 표본에서 간벌 지역의 고사율은 62.4%로 미간벌지(18%)의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진화 작업의 용이성을 확보하기 위한 '임도' 확장도 지적했다.

조사단은 보고서에서 "도로에서 200미터 이내의 초근접거리지역의 피해면적이 전체의 57%를 차지한다"면서 "도로 주변이 숲 내부보다 훨씬 빠르게 건조해지며 바람의 이동이 원활해져 불이 번진다"고 서술했다.

이밖에도 침엽수총비율이 높을수록 산불 피해가 컸다면서 침엽수림을 산불 피해 확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연구를 진행한 홍수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90년대 말 산림청이 시작한 숲가꾸기 사업이 시작된 이후 대형 산불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산림청 정책으로 오히려 산불 피해가 확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산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사 결과를 일반화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칙적으로 숲가꾸기와 임도 확장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고기연 한국산불학회장은 "간벌은 산불의 3요소(기후, 지형, 연료) 가운데 연료를 제거하는 작업으로 산불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임도 확장은 헬기가 기동하지 못할 때 진화작업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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