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6주 태아 낙태' 병원장에 징역 10년 구형…산모엔 징역 6년

집도의·브로커 등도 중형 구형
검찰 "제왕절개 마취 시점부터 분만 시작"…살인 혐의 성립 주장
재판부, 오는 3월 4일 선고

낙태한 산모의 유튜브 동영상에서 캡쳐한 초음파 사진과 심박 그래프. 연합뉴스

검찰이 임신 36주차 산모를 대상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한 병원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산모에게도 살인 혐의를 적용해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 번째 공판에서 "(낙태죄 관련) 법 공백 사태를 이용해 생명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살인 등 혐의를 받는 병원장 윤모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500만원, 추징금 11억 5천16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산모 권모씨에 대해서도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권씨가 낙태에 대한 고의만 있었을 뿐 살인 고의는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권씨가 태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망하는지에 대해 병원 측에 확인한 정황이 없고, 브로커를 통해 전달된 설명만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검찰은 특히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 '사람이 되는 시기'가 '분만 전 처치' 단계부터 된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 판례를 예시로 들었다. 당시 판결은 제왕절개의 경우 분만 전 처치 단계부터 분만이 개시된다고 봤는데, 검찰은 "대법원이 이것이 잘못됐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분만 전 처치, 분만을 위한 직전 수술로 볼 수 있는 포괄적인 마취 시기에 이르면 최소한 분만이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태아가 사산된다고 들었다면 의료진이 사망 여부를 어떻게 확인하는지 산모가 궁금해하는 것이 통상적임에도, 권씨가 이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점을 들어 "최소한 태아가 제왕절개 수술 개시 이후 사망했다는 것을 미필적이라도 인식했다는 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수술이 시작된 순간부터 완전한 무의식 상태였다. 아이가 살아서 태어났는지, 울음소리가 있었는지, 의료진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그 어떤 부분도 알수 없었고 알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며 "임신과 출산의 경험이 없어 제왕절개 수술, 고주수 낙태의 위험성을 알지 못한 평범한 20대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의 2019년 4월 12일 낙태죄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형법이 요구하는 살인죄의 고의는 이 사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 수술을 집도한 의사 심모씨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권씨에게 병원을 소개한 브로커 한모씨에게는 징역 3년과 추징금 3억 1195만원, 브로커 배모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피고인 최후 진술도 이날 이뤄졌다. 윤씨는 최후 진술에서 "45년간 약 1만명의 아이들을 받아낸 산부인과 의사로서 자부심 하나로 살아왔는데 순간의 잘못으로 브로커와 손을 잡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생명을 살리던 손으로 이런 죄를 지었던 사실이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산모 권씨는 "제 잘못으로 인해 소중한 태아를 떠나 보낸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너무 크다. 평생 살아가면서 아이에게 반성을 하며 살아갈 것이고 용서를 구할 것"이라며 "앞으로 제가 했던 행동들을 평생 마음 속에 새기면서 평생 반성하면서 사회의 바른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법원은 이들에 대해 오는 3월 4일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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