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논의 2년 만에 일단락…의료계 반발 속 교육·배정 과제

2027학년도 490명…5년간 연평균 668명 의대 증원
증원 인원 모두 지역의사제…서울권 제외 32개 의대
2024년 2월 '2천명' 이후 계속된 '의대 증원' 논란
의협 "회원 의견 모아 향후 대응 방향 논의" 반발
향후 공공의대·지역 의대 신설에 재정 투자 필요

류영주 기자

정부가 2027년부터 5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연평균 668명 증원하기로 결정하면서, 2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의대 증원 논의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다만 의대 교육의 질 확보와 교육 정상화, 향후 증원 인원 배정 등 후속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7학년도부터 5년간 의대 3342명 증원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전날 '2027학년도 이후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총 3342명의 의대 정원이 순차적으로 늘어난다.

연도별로 보면 2027년에는 기존 의대에서 490명을 증원하고, 2028년과 2029년에는 각각 613명씩 늘린다. 2030년부터는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가 각각 100명씩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연간 증원 규모는 813명으로 확대된다.
복지부 제공

정부는 수요·공급 추계를 바탕으로 2037년 의사인력 부족 규모를 4724명으로 산출했다. 다만 공공의대와 신설 지역의대가 2030년부터 의사를 배출해 2037년까지 총 600명(공공의대 400명, 지역 신설 의대 200명)이 추가 공급될 것으로 보고, 실제 추가 양성이 필요한 인력은 4124명으로 계산했다.

추가 양성 인력은 9개 도 지역의 인구 수 비례 기준에 따라 배분하되, 대학 유형과 규모별로 증원 상한을 적용했다. 국립대 의대는 정원 50명 이상 대학의 경우 2024학년도 입학정원 대비 증원율을 30% 이내로 제한했다.

정원 50명 미만의 소규모 국립대 의대에는 100% 상한을 적용해 권역 내 의료인력 양성 역할을 강화하도록 했다. 사립대는 정원 50명 이상 대학에 20%, 50명 미만 소규모 의대에는 30%의 상한을 각각 적용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의사인력 부족 규모) 추계에 비하면 75% 정도의 증원이 반영됐다"며 "의대 교육 여건을 고려하고, 양질의 의사를 양성한다는 측면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증원 인력은 모두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된다. 적용 대상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대로, 2024학년도 정원 3058명을 초과하는 인원은 전원 지역의사로 양성된다. 이들은 재학 중 등록금과 실습비 등 정부 지원을 받고, 졸업 후에는 지역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게 된다.
복지부 제공

정부는 의대 증원에 앞서 교육 여건 개선에도 나선다. 강의실과 실험·실습실 확충, 기자재 확보, 교원 충원 등을 통해 교육의 질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의사 지원센터를 설치해 학업·진로 상담과 졸업 이후 경력 관리도 지원한다.

복지부는 신규 인력이 현장에 배출되기 전까지 계약형 지역 필수의사제, 시니어 의사 활용 확대, 국립대병원 전공의 배정 확대 등을 병행하고,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과 재정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2024년 2월 尹, '2천명 증원'…2년 만에 일단락


정부가 2027학년도부터 5년간의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면서, 의대 증원을 둘러싼 논란도 일정 부분 마무리됐다.

의정 갈등은 2024년 2월 윤석열 정부가 의대 2천명 증원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전공의들의 수련병원 사직이 의대생 집단 휴학과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으로 확산되며 의료 현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결정에서 비롯된 의정 갈등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로 극에 달했다. 특히 포고령에 담긴 '의료인 처단' 표현은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 전반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윤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국면이 이어지면서 의정 관계는 좀처럼 정상화되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는 다소 변화했다. 지난해 7월 의대생들이 전원 복학을 선언했고, 같은 해 9월 전공의들도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면서 의료 공백은 점차 해소됐다.

정부는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12차례 열어 미래 의사 수급 전망을 논의했다. 이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7차례 논의를 거쳐 전날 최종 증원 규모를 확정했다.

의대 교육 정상화·지역 국립대 배정…과제 남아


다만 의대 증원을 둘러싼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의대 교육 정상화다. 이미 교육 현장에서는 24·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더블링'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의대 증원 발표 직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2027학년도에는 지난해 의정 사태로 휴학했던 학생들과 군 복무 이후 복귀생들이 동시에 돌아오면서 기존 정원에 증원까지 더해져 교육 현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정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고려대 의대 교수)은 "2027학년도 재학생 수는 더 이상 증원이 없더라도 정상적인 의학교육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교원과 시설, 유급학생 문제까지 고려하면 교육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증원된 인원을 어떻게 배정할 것인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한 보정심 위원은 "증원 인원을 수도권에 수련병원이 있는 사립대가 아닌 지역 국립대 중심으로 배정해 실제 지역의사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의대와 지역 의대 신설 역시 형식이 아닌 내실 있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하고, 이는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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