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대형 산불을 진화하는 과정에서 사상자 9명이 발생한 인명 피해 사고에 대한 수사 결과가 거의 1년 만에 나왔다. 경찰은 산불 진화인력 책임자 공무원 3명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관계기관에 열악한 시스템에 대한 제도 개선 의견을 내놨다.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1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산불 진화인력 책임자 도청 4급 공무원 A(50대)씨 등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 3명은 지난해 3월 22일 경남 산청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투입된 인솔 공무원과 진화 대원 등 진화인력 4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해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가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3명은 산불 진화인력 감독자(4급)와 반장(5급), 실무자(6급)으로 경남도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 운영 매뉴얼 등에 따라 진화인력의 안전을 관리할 책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산불 상황과 기상 상황, 진입로를 포함한 현장 여건 등 위험적 요소의 파악이 미흡한 상태에서 진화 인력을 위험 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휘본부와 진화대원 간 통신 체계를 원활하게 구축·유지하지 못함에 따라 위험 요소의 전파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례로 이들은 진화인력 200명이 있는 카톡 대화방에서 기상 정보나 산불 상황 등을 전파하지 않는 등 안전 관리를 부실하게 했다고 경남경찰청은 설명했다.
아울러 진화인력에게 방화 기능이 부족한 장비와 안전 장구를 주고 안전 교육도 허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피해자 9명은 현장에서 대피하지 못했고 산불에 고립돼 사고를 당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또 당시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장이었던 경남도지사를 비롯해 창녕군수는 이번 수사에서 제외됐지만 유족이 지난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앞으로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도 있다. 경남청 관계자는 "수사 방식 등 문제라 자세한 상황을 말할 수 없지만 고소 건은 앞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청은 이번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경남도와 산림청에 산불 전담 부서 지정과 지휘 체계 간소화로 인한 산불 대응 전문성 향상, 효율적 통신 체계 구축, 진화 인력 장비 강화 등의 제도 개선 의견을 전달했다. 경남청 형사기동대 관계자는 "현재의 열악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또다른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며 "관계 기관에 개선 방안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수사에 대해 경남도와 공무원노조는 "일선 현장에서 산불재난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이 처벌받게 될 경우 그 영향이 공직사회 전체로 파급되어 추후 재난 대응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해당 사고는 돌풍 등 불가항력 자연 요인이 주된 원인으로 개인의 처벌보다는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