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하나 부러진 줄 알았어요."
최가온(세화여고)의 1차 시기. 첫 점프를 성공한 뒤 캡 텐을 시도한 최가온은 거꾸로 추락했다. 한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했고, 곧바로 의료진이 투입됐다. 다행이 스스로 몸을 일으킨 뒤 2차 시기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넘어졌다. 그만큼 1차 시기 추락의 충격은 컸다.
하지만 최가온은 다시 날아올랐다. 올림픽이니까,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최가온은 '우상' 클로이 김(미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기록,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스노보드 종목 최초 금메달이기도 했다.
최가온은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넘어졌을 때 어디 하나 부러진 줄 알았다. 못 일어날 줄 알았는데 순간 힘이 돌아왔다. 지금 무릎이 조금 아픈 것 같다"면서 "연습 때 거의 넘어진 적이 없던 캡 텐인데 긴장해서 그런지 실수가 나왔다. 조금 무섭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청 크게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스스로도 올림픽이니까, 월드컵이면 바로 멈췄겠지만, 이건 7세 때부터 원했던 올림픽이기에 넘어지러라도 끝까지 해보려고 했다. 오히려 한 번 세게 넘어지니까 두려움보다는 빨리 아픈 것이 나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파서 점수를 못 봐 몇 등인지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시상대에 오른 최가온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흘렸다. 허리 부상으로 스노보드를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딴 금메달이기 때문이다.
최가온은 "태극기가 올라오고, 애국가가 나오는데 눈물이 엄청 나왔다. 허리를 다쳤던 때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갑자기 생각났다"면서 "오늘도 손에 꼽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허리 부상 때 가장 힘들었다. 원동력은 아마 올림픽이었던 것 같다. 스스로를 믿고, 다시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함께 경쟁하고도 응원했던 '우상' 클로이 김을 넘어섰다. 이제 최가온의 시대다.
최가온은 "물론 1등을 하면 좋겠지만, 경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마음 속으로 클로이 언니를 응원했다. 그만큼 존경하고, 좋아한다고 느꼈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스노보드를 더 잘 타는, 나 자신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